페이고·국회 특권내려놓기·분리국감 등 '뇌관' 쌓인 국회 운영위원회
페이고(Pay-as-you-go:번만큼 쓴다) 도입법, 국회특수활동비 투명화 법안, 분리 국정감사 실시법안 등 핵심 쟁점법안이 있는 국회 운영위원회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운영위는 국회 의사일정 협의를 하는 여야 원내지도부로 구성된 탓에 정작 소관 법률안을 심의하는 법안소위원회는 1년 간 '개점휴업' 상태여서 운영위 재편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운영위에 1년 넘게 계류돼 있는 주요 쟁점법안으로는 페이고 도입법, 국회활동비 투명화 법안, 분리 국정감사 실시 법안 등이 꼽힌다. 하지만 운영위가 여야 원내대표, 원내수석부대표, 원내대변인 등 국회가 개원하면 의사일정 협의와 쟁점법안 협상 등으로 가장 바쁜 의원들로 구성돼 있어 정작 소관 법안 심사나 국감은 뒷전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당장 매년 반복되는 세수부족으로 인한 국가 재정부담이 커지자 이를 개선하는 법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페이고 도입법(국회법 개정안)도 국회 운영위에 지난 2012년부터 계류돼 있지만 법안 논의는 단 두차례에 그쳤다.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이 대표발의한 페이고 도입법은 정부와 의원 발의 법안 모두에 재원 조달 방안을 제출하도록 법률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근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의원이 사적으로 활용했다고 밝혀 비판을 받고 있는 국회활동비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법안(국회 윤리특별실천법안)도 이미 운영위에 계류된 지 1년이 넘었다. 이 법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지난해 4월 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을 때 대표 발의한 것으로, 그동안 비공개 대상으로 분류된 국회의원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등 사용내역을 제출하도록 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원내대표 시절 합의한 국감을 상하반기로 나눠 분리해서 실시하는 국회법 개정안도 운영위에 여전히 계류돼 있다. 이 개정안은 '매년 정기회 집회일 이전 감사 시작일로부터 30일 이내 기간을 정해 실시한다'라는 문구 중 '매년 정기회 집회일 이전에 감사시작일로부터' 부분을 삭제해 연중 언제라도 30일 이내 기간 안에서 수 차례 국감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현 국감제도가 20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600여개가 넘는 정부기관을 감시하다보니 수박 겉�기 국감, 졸속국감이 반복된다는 비판이 거세져 이를 상·하반기로 두 번 나눠 내실있는 국감을 만들자는 논리였다.
문제는 이 같은 쟁점법안은 여야 간 의견차가 첨예해 수 차례에 달하는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지만 정작 운영위 법안소위는 제대로 열리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페이고 도입법의 경우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공개석상에서 세수부족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유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위한 협상으로 여념없는 상태다.
지난해 여야가 합의했다가 결국 실시가 무산된 분리국감의 경우에도 여야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 매진하느라 분리국감 도입은 뒷전이 됐다. 국회 윤리실천특별법과 같은 국회 특권내려놓기 법안은 여야 간 의견차도 있지만 의원 간 '동업자 정신'에 따라 논의를 하다 유야무야 되기 일쑤다.
이에 따라 국회 운영을 위한 위원회와 국회 제도 개선을 위한 위원회를 분리하는 등의 재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원내지도부를 역임했던 의원실 관계자는 "원내지도부는 의사일정 협의만으로도 정신이 없고 시간이 빠듯하다"면서 "이를 분리해야 할 필요성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는 국회사무처나 국회의원에 대한 견제 역할을 위해서라도 운영위를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박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