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법 "법원서 감정인 지정돼도 미인가 법인 감정평가는 위법"

신아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법원에서 감정인으로 지정받았더라도 미인가 법인이라면 감정평가를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모 산양삼 감정평가법인과 법인대표 정모씨, 이사 김모씨 등에 대한 상고심에서 각각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정씨 등은 2012년 6월 전북 남원시에 산양삼 재배와 감정평가 사업을 주목적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각각 대표이사, 이사 등으로 등기했다.

한국감정평가협회는 같은해 9월 '감정평가사 자격을 갖춘 소속 직원이 없는데도 감정평가법인 명칭을 쓰는 것은 관련법 위반'이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역시 정씨 질의에 '관련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회신했으나 법인 명칭은 계속 사용됐다.

그러던 중 토지수용 관련 소송을 낸 이모씨는 자신의 땅에 재배하는 산양삼 705만본 감정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정씨를 희망감정인으로 적어냈다.

정씨는 이듬해 5월 전주지법에 계류된 소송과 관련해 산양삼 705만본의 보상 평가액을 의뢰받았다. 이후 정씨는 감정평가액 365억여원을 책정, 보상평가서를 작성하면서 평가업자에는 법인명을, 평가심사자로는 자신의 이름 등을 적었다.

감정평가사 없이 인가받지 않고 감정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이들에게 1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감정에 필요한 학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은 감정할 의무를 진다. 감정인은 수소법원 등이 지정한다'는 민사소송법 조항에 따른 것이었다.

1심은 "법원이 감정인으로 지정한 이상 감정평가행위가 관련법에 위반된다는 점을 인식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들은 산양삼을 감정할 의무가 있었다"며 "법령에 의한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2심은 "미리 미인가 법인이라는 사실을 알렸다면 법원에서 감정인으로 지정할 이유가 없었다"며 "법원은 법인이 정당하게 인가받은 것으로 착오해 감정인으로 지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역시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한 원심은 위법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email protected] 신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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