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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에 변리·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놓고.. 변호사-세무·변리사 충돌

조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경쟁 심화에 존폐론 맞불

변호사 2만명 시대를 맞아 법률시장이 포화상태로 치달으면서 시장을 잠식당할 위기에 놓인 변리사와 세무사업계가 변호사업계와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변호사에게 자동적으로 변리사와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고 있는 제도 폐지를 골자로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것을 놓고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현 제도 유지와 함께 변리사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변호사 업계에 맞서 변리사.세무사 업계는 전문성 강화를 위해 변호사 자동자격 부여제도를 전면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양 전문가 집단간 직역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변협 "변리사제도, 시대적 소명 다해"

1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과거에도 변호사에게 세무사, 변리사 등 다른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를 폐지하는 법안이 다수 발의됐지만 대부분 법조인 중심으로 채워진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해 무용지물이 됐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변호사 출신의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변호사의 변리사·세무사 자격 자동취득제도 폐지법안을 제출하면서부터 양 협회간 공방이 본격화 됐다. 변호사 자격 취득시 변리사 등 자격을 갖도록 하는 것은 부당한 특혜라는 인식에서 발의된 개정안은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그러자 위기의식을 느낀 대한변협은 올 4월 변리사 제도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변협은 "과거 변호사 수가 부족할 때 저렴한 법률서비스 제공 필요성으로 변호사 고유 업무영역 중 최소한의 범위에서 예외를 인정해 변리사 제도를 뒀다"며 "로스쿨 출범으로 지식재산 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많은 변호사가 배출되고 있어 변리사 시험을 통한 변리사 배출 제도는 그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변리.세무사 "자동자격 부여는 전문성 무시한 특혜"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소속 회원 2500명(변호사회원 제외)을 대상으로 변호사에게 변리사 자격을 자동 부여하는 제도를 폐지하자는 서명운동을 벌인 대한변리사회는 이달 6일부터 모든 변호사에게 변리사 자격을 주는 변리사법 제3조를 폐지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하며 다시 맞불을 놓았다.

기술과 특허를 모르는 변호사에게 변리사 자격까지 주는 것은 비정상으로,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권을 훼손한다는 게 변리사회의 주장이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 중인 변호사의 변리사 자동자격 폐지 서명 청원에는 현재 3700여명이 참여했다.

세무사 업계의 공세도 거세다.

2012년 대법원은 세무사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변호사는 세무사로 등록할 수 없다고 판결, 변호사의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 제도를 사실상 무력화했다. 2003년 세무사 등록 대상을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로 제한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을 이끈 후 10년 가까이 자동자격 제도 폐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 온 결과였다.

그러나 세무사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도록 한 세무사법 3조를 아예 폐지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해 현재 계류 중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변협이 변리사시험 폐지라는 극단적인 주장을 펼칠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변호사 2만명 시대를 맞아 변리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설자리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변호사단체가 과거에 비해 이익단체로 활동하는 경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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