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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국세청·지자체 이중 세무조사 없어야

파이낸셜뉴스

법인세 중복 조사 우려 납세협력비 최소화해야

대한상의 박용만 회장이 법인세 세무조사를 국세청으로 일원화해 줄 것을 재차 요청했다. 22일 상의 회장단 회의(경북 경주)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 자리에서다. 박 회장의 건의는 새로운 게 아니다. 이미 지난 4월 상의는 '지방소득세 세무조사 관련 경제계 건의문'을 낸 적이 있다. 건의문은 "전국 226개 시.군.구 지자체가 동시다발적으로 세무조사에 나서면 여러 지자체에 사업장을 둔 기업은 경영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엔 별도 세무조사 권한 대신 법인세 결정.경정 청구권을 부여하는 쪽으로 관련법을 개정해달라"고 호소했다. 박 회장이 다시 나선 것은 올해 관련법 개정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지방세법을 개정하면서 일이 꼬였다. 원래 법인세는 중앙정부 몫이다. 국세청이 거두면 그중 10%를 지방에 떼줬다. 소득세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지방 세수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법인.소득세 10%에 대한 징수권을 지자체로 넘겼다. 그때 세무조사권도 같이 넘어갔다. 그러자 기업들이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수원에 본사를 둔 삼성전자의 경우 국세청과 수원시가 이중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하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부작용에 가장 먼저 공감한 이는 국가 세정을 총괄하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최 부총리는 지난 4월 국회 기재위 업무보고에서 "전국 지자체가 기업 세무조사를 다 하면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못한다"며 "세무조사는 국세청으로 일원화하도록 관련부처와 협의해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7월엔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이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8월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도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반발도 만만찮다. 지방세를 통괄하는 행정자치부부터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방 세수를 둘러싼 기재부와 행자부의 힘겨루기 양상도 빚어졌다. 지자체장들은 더 거세게 반대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주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감에서 "지방자치가 퇴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도 이에 동조했다. 올 정기국회에서 개정안 통과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방(법인)소득세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 쟁점화하면서 본질이 흐려진 느낌이다. 사실 중앙.지방정부, 기재.행자부, 여야 갈등은 부수적인 것이다. 본질은 세금을 잘 걷되 동시에 기업의 납세협력비용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이냐에 맞춰져야 한다. 기업이 세무조사에 투입하는 시간은 짧을수록, 비용은 적을수록 좋다. 두 군데서 '집적거리면' 경영활동에 지장이 불가피하다.

전액 지방정부 곳간으로 들어가는 취득세.재산세는 징세.세무조사권 모두 지자체 몫이다. 법인세의 90%는 국세다. 국세청이 맡는 게 옳다. 만약 중복 세무조사 결과 국세청.지자체의 과세표준이 다르면 혼란만 가중된다. 다만 상의가 건의한 대로 지자체엔 법인세 결정.경정 청구권을 주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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