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훈희 법무사 "범죄자들 돈을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아"
'검찰조서로 본 대한민국' 저자
20년간 검찰수사관 근무 실제로 있었던 사건 재구성
경찰이 맡아도 충분한 사건은 독립적 수사권 보장해주고 검찰은 중요 사건 집중해야
"수사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날것 그대로 전달해 탐욕적인 세태에 경각심을 주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20여년간 수사관 생활을 접고 작가의 삶에 첫걸음을 뗀 한훈희 법무사(사진)는 자신의 첫 작품인 '검찰조서로 본 대한민국'을 출판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수많은 범죄 혐의자와 얼굴을 맞대고 질문과 답을 주고받은 경험을 고스란히 책에 옮기면서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인간성이 상실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강하게 느꼈다고 털어놨다. 특히 돈이 최고 가치로 자리잡고 있는 사회일수록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시키는 분위기가 팽배해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한 법무사는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범죄 혐의자 대부분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며 "얼핏 보면 그들의 목적이 달라 보이지만 물질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뿌리로 모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서의 사전적 의미는 '조사한 사실을 적은 문서'다. 법률적 정의는 '소송 절차의 경과 및 내용을 공증하기 위해 법원 또는 그 밖의 기관이 작성하는 문서'다. 한 법무사가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개념인 '조서'라는 형식으로 책을 출판한 이유는 '생생함'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독자들이 책에 나오는 피의자들의 스토리를 접하면서 정제된 느낌이 아닌, 날것 그대로의 느낌을 받았으면 하는 고민의 결과물이다. 수사관과 피의자 간 문답을 직접적으로 들여다본다면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에 다가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한 법무사는 "조서라는 개념이 사람들에게 생소하지만 일반적인 글쓰기 형식이 아닌 실제 조사한 내용을 전달하면 독자들이 더욱 실감나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피의자를 실제 조사하면서 작성한 내용을 책에 옮겼기 때문에 사건에 대해 작가의 주관적인 시선을 배제하고 독자들이 객관적으로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피의자 조서 작성으로 잔뼈가 굵은 한 법무사는 이번 책을 준비하면서 다시 한 번 깨달은 회한도 털어놨다.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좀 더 충실히 수사를 못했다는 반성과 아쉬움이 섞인 복잡한 감정이다. 시간,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조사가 충실히 이뤄지지 않아 피의자 가운데 억울한 사람이 존재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검찰청에 오는 사람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 역시 중요한 역할"이라며 "하지만 너무 많은 사건을 처리하다보면 형식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법무사는 "빨리빨리 수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무고죄 등이 밝혀지지 않고 억울한 조치를 받게 되는 사람들이 없었다고 장담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한 법무사는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해법도 빼놓지 않았다. 업무 과잉이라는 검찰청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해 '수사권 조정'을 검토하고 수사관들의 형식적 수사에 대해서는 '인문학적 감수성'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법무사는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너무 많은 사건을 검찰이 담당하는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경찰이 담당해도 충분한 사건에 대해 독립적인 수사권을 보장해주면서 검찰에서는 중요 사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시간에 쫓기다보면 수사관들이 정해진 틀 속에서 수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단순해 보이는 사건이라도 피조사자에 대한 인간적 이해를 갖고 수사를 해야 억울한 사법조치를 받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이승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