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법안 어떻습니까?] 임내현 의원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 30대 임모씨는 올해초 구직활동을 하던 중 황당한 경험을 했다. 국내 모 중견기업에 지원, 서류 심사와 면접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곧 연락을 주겠다"던 회사의 통보를 기다렸지만 함흥차사였던 것이다. 다행히 임모씨는 이후 다른 회사에 취업을 했지만 해당 기업으로부터는 끝내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임모씨는 "회사 경험이 좀 있다보니 해당 회사에 사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기다렸지만 답답한 마음도 컸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임모씨 처럼 구직자들에 대한 '고지 의무'를 게을리하는 구인자들(기업)에 대한 제재 수단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정치권에서 나타나고 있다. 채용절차에서 최소한의 공정성을 확보함으로써 구직자의 부담을 줄이고 권익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다만, 기업들은 취지는 이해하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법 적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채용절차 고지의무 강화해야"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의원(사진)은 최근 채용회사가 취업준비생들에게 채용일정, 채용심사 지연 등의 채용과정 및 채용여부 등에 대한 고지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한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은 구직자에게 채용일정, 채용심사 지연의 사실 등의 채용과정 및 채용대상자 확정 시 채용여부 등을 알려주도록 구인자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확보하기 위한 제재수단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 회사에 입사한 20대 한모씨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채용 여부에 대한 공지를 해준 기업은 채 30%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이름만으로도 알만한 기업들도 제대로 공지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모기업이 서류전형 후 면접을 치른 30명 전원에 대해 전원 탈락시켰음에도 해당 결정을 고지하지 않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기도 했다. 이에 개정안은 구직자에게 채용일정, 채용심사 지연의 사실 등의 채용과정 및 채용여부 등을 고지하지 아니한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함으로써 고지의무 이행 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임내현 의원은 "기업이 아무런 고지 없이 전원 탈락하는 일은 가뜩이나 취업준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을 두 번 울리는 일이다"라며 "개정안을 통해 이 땅에 많은 취업준비생, 우리네 아들, 딸들이 조금이라도 취업준비를 하고 사회에 한 발 내딛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 기업들 "적용 대상 신중히"
기업들은 개정안의 취지는 이해하면서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는 못했다. 채용절차 공지 누락이 자의적이기 보다는 피치못한 사정에 의한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한 국내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신입사원 처럼 공개채용의 경우 대부분 시스템적으로 운영된다"며 "시스템상의 오류로 인해 예기치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문제가 됐던 기업도 "해당 직군 합격자가 없다보니 홈페이지 시스템 상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지나친 규제 강화가 장기적으로는 자칫 기업들의 채용 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기업 인사 관계자는 "회사 특성에 적합한 인재가 없으면 안 뽑을 수도 있는 것이다"라며 "물론 이유에 대해서는 필요한 경우 설명할 필요가 있겠지만 굳이 불편한 사실이 공지되지 않았다고 해서 제재를 가한다면 과연 누굴 위한 것이며, 기업들의 채용활동을 위축시킬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email protected] 김호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