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강남권 신도시 위상 무색
물량 몰리며 전셋값 급락, 미사강변보다 낮게 형성
도로 등 기반시설 미비로 입주시작후 1억이상 내려
신규 분양시장에서 강남권 신도시로 관심을 한몸에 받던 위례신도시가 최근 급격한 전셋값 하락으로 시장에서 굴욕을 당하고 있다. 위례신도시보다 분양가가 훨씬 저렴했던 인근의 미사강변도시나 광교신도시보다 전셋값이 낮게 형성되고 있어서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위례신도시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4000여가구에 달하는 아파트가 잇따라 입주를 시작하면서 전세값이 최근 한두 달 새 5000만~1억원 이상 하락했다. 현재 위례신도시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전세가는 2억9000만~3억3000만원 수준으로 현재 3억7000만~4억원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는 미사강변도시보다 전셋값이 낮다.
지역 공인중개사무소는 "최근 급증한 입주가 많이 몰리면서 물량이 늘고 있는데다 도로 등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몸값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더구나 분양 초기 투자자들이 많이 몰리면서 실수요자 비율도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이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례신도시 아파트 전세가, 미사강변도시보다 낮아져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위례신도시 '사랑으로 부영'의 전용 85㎡ 전세가격은 한 달만에 1억원 이상 하락했다. 입주 직전까지 4억5000만~5억원 정도이던 전세가는 최근 3억~3억3000만원까지 떨어진 것이다.
5억8000만~6억2000만원으로 꾸준히 유지되는 매매가에 비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지역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1380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전세 물량이 수백 개에 달해 지금도 가격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 입주를 앞둔 '에코앤 롯데캐슬'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아파트의 전용 84㎡ 전셋값은 2억9000만~3억2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전용 74㎡의 전셋값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이 아파트는 시장에 전세 물량만 많이 나와있고 매매는 거의 없다.
전세 보증금이 4억원 내외로 전셋값이 꾸준한 미사강변도시보다 위례신도시가 낮아진 것이다. 오는 4월에 입주하는 '미사강변 푸르지오'와 '미사강변 동원로얄듀크'의 전용 84㎡ 전세가는 4억원 내외다.
4억4000만원 내외인 매매가와 비교했을 때 전세가율은 90%에 육박한다. 그나마 저렴한 '미사강변 파밀리에' 전용 84㎡ 전세도 3억7000만~3억800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전세 물량이 많지는 않아 전셋값은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면적에서도 전세가는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입주를 시작한 '위례 힐스테이트'의 전용 99㎡ 전세는 4억원 내외로 거래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급매로 3억원대에 거래된 물건도 있었다. 7억5000만원인 매매가와 비교하면 역시 절반 수준이다.
■입주 물량에 비해 인프라 구축 느려… "2~4년 뒤 전셋값 회복할 것"
이에대해 위례지역 공인중개사무소는 최근 급증한 입주 물량에 비해 신도시 내 기반시설 구축이 늦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위례신도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봄까지 7000여 가구가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신도시 내 대중교통 수단은 시내.마을버스 3~4대가 전부다. 또 도로 곳곳이 아직도 공사중이어서 도로망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어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미사강변도시는 도로망이 이미 완벽히 갖춰져 있는데다 대중교통 여건이 훨씬 좋아 세입자들이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례신도시 A공인중개사무소 이모대표는 "현재 위례신도시에서는 자가용이 없으면 생활하기 불편하다"며 "서울에선 흔한 대형마트가 제대로 없어서 장을 한 번 보려면 장지역까지 나가야 한다"고 털어놨다. 이 대표는 "위례신도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똑같이 조성중인 미사강변도시와 비교할때 도시기반시설 조성 속도가 이상할 정도로 너무 늦다"고 덧붙였다.
미사강변 지역의 공인중개사무소는 실수요자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미사강변도시 G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미사강변도시 내 아파트는 청약자가 대부분 실수요자인 무주택자를 대상이어서 전세 물량 자체가 적다"며 "반면 위례신도시는 투자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아 실입주율이 떨어지고 이로인해 전셋값이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위례는 현재 '신도시 증후군'을 겪고 있는 중"이라며 "하지만 매매가는 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인프라가 갖춰지는 2년 뒤에는 전세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한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