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마약사범' 처벌수위 낮춘다고?
"신종 향정물질을 마약과 같이 처벌하면 과도"
검찰·식약처 관련법 개정 추진에 '논란' 예상
흥분제 '러시'를 비롯해 합성 대마.허브 담배 등 신종 유사 마약에 대한 처벌 수위를 한 단계 낮추는 방안이 추진돼 논란이 예상된다. 법 개정을 통해 임시 마약류로 지정된 신종 향정신성물질을 기존 마약과 구별,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한다는 것이다.
임시 마약류에 대한 처벌 규정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고, 마약·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지 않은 신종 향정물질을 기존 마약류에 포함시킨 현재의 처벌 규정은 과도한 형벌이라는 판단에서다.
■'과도한 처벌' 불식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해 임시 마약류와 마약.향정신성의약품의 처벌을 차등화하는 내용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개정안은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는 기존 마약.향정신성의약품과 달리 임시 마약류의 경우 정신적, 육체적으로 미치는 영향의 경·중에 따라 처벌 수위를 세분화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 마약류의 정의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마약류가 아닌 물질.약물.제품 등 가운데 오남용으로 인한 건강상 위해가 우려돼 마약류에 준해 취급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물질'이 '임시 마약류'로 분류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거나 환각 작용 등이 있을 개연성이 있는 물질'로 개념이 바뀌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과 식약처는 해당 개정 방향에 대체적인 공감대를 형성, 구체적인 문구 조정에 힘을 쏟고 있다. 개정안은 20대 총선 등 정치권 일정을 고려, 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 관련법 주무부처인 식약처와 임시 마약류의 처벌 규정을 세분화하는 법안을 협의중"이라며 "정치권 일정을 고려하면 이번 회기 국회에 제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물질 등장, 신속 대응 가능
관계기관에 따르면 현재 '임시마약류'에는 총 73종의 신종 약물이 지정돼 있다. 정부가 이들 신종 '임시 마약류'의 처벌 수위를 낮추려는 것은 관계기관들의 오랜 고민이 배경에 깔려있다.
신종 유사 마약류의 경우 대부분 흥분제.다이어트 약물.목욕용품.허브차 등으로 둔갑해 국내로 유입되고 있어, 상당수는 문제가 되는지도 모른 채 구매·투약을 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억울한 '마약 사범'을 양산할 수 있고 부작용이나 상습성을 고려할 때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기준 없이 마약류와 같은 수준의 처벌을 받고 있는 임시 마약류를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의 경중에 따라 처벌 수위를 현실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신종 유사 마약물질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긴급하게 마약류 지정이 필요한 물질에 합리적인 법 적용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법 개정의 취지가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신종 먀약물질에 대한 단속과 수사를 강화해야할 상황에서 일부 물질에 대한 형량을 오히려 줄이는 것은 국민 정서에 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법조계 관계자는 "임시 마약류에 대한 형벌 규정을 세분화하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일부 물질은 기존보다 약한 형량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마약류 단속 강화라는 정책 기조와 엇박자로 보일 수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승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