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원 넘는 '고가 월세' 거래 급증
1~2월 9건 거래.. 작년 동월 대비 50% 늘어
400만~500만원대도 7건.. 강남·서초·용산 몰려
보증금을 뺀 순수 월 임대료가 500만원을 넘는 고가 월세거래가 크게 늘고 있다. 전월세시장이 최근 들어 월세거래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지만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이처럼 고가월세가 늘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500만원 이상 월세 1.5배 늘어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 1~2월 보증금을 제외한 월세액이 500만원 이상인 아파트 월세거래는 총 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건)보다 5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 한 해 43건이 거래됐던 것과 비교해도 높은 상승세다. 2014년에는 총 25건 거래된 바 있다.
건축물대장 전산화 지연으로 현재 국토부 집계에서 제외된 서울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전용면적 124.02㎡의 임대계약 1건이 보증금 1억원, 월 임대료 530만원에 체결된 것까지 감안하면 2달새 고가월세거래가 10건 성사된 셈이다.
■고가월세 강남.서초.용산 몰려
고가월세는 모두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용산구에 몰려 있다. 월세가 가장 비쌌던 곳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 전용면적 157㎡로 보증금 1억원, 월 임대료 710만원에 거래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216㎡은 보증금 없이 월 700만원, 같은 동 래미안퍼스티지 168㎡는 보증금 2억원에 월 680만원을 내는 임대계약을 각각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4차 157㎡(보증금 1억원, 월세 580만원),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194㎡ (보증금 5억5000만원, 월세 530만원),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17㎡(보증금 3억원, 월세 530만원) 등의 순으로 월세액이 높았다.
같은 기간 월 임대료가 400만~500만원선인 월세거래도 7건 체결됐다.
강남구 논현동 동양파라곤 149㎡는 보증금 3억원, 월 임대료 490만원에 임대계약을 맺었으며 강남구 삼성동 롯데캐슬 킹덤 170㎡도 보증금 1억원, 월 임대료 460만원에 거래됐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68㎡의 경우 월 임대료 400만원에 보증금만 무려 10억원에 달했다.
■자녀교육.사업상 이유
업계는 높은 임대료를 내더라도 지역의 고급 인프라를 누리려는 수요가 늘면서 고가월세가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강남권은 자녀교육이나 사업상의 이유로, 용산은 대사관.외국계기업 등이 집중된 지리여건상의 이유로 고가의 월세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전세보증금을 사업 등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가월세를 선택하고 일부는 공부방이나 온라인 쇼핑몰 사무실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고가의 아파트를 빌린다는 설명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치솟는 전세보증금을 부담할 수 없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싼 임대료에도 고급 주거환경을 포기할 수 없어 스스로 선택하는 게 대부분"이라며 "'월급보다 비싼' 월세를 마다치 않는 그들만의 리그는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아파트는 일반적으로 중소형보다 전.월세가격이 안정적이지만 부촌의 주요 아파트나 초대형 아파트의 경우 희소가치가 있어 전셋값은 물론 월셋값도 꾸준히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고급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처럼 고가월세는 앞으로도 많아질 것"이라며 "다만 일부 지역의 고가월세화 경향이 일반 임대차시장의 월세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임대문제를 시장의 원리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김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