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값 신경전에.. '자궁경부암 무료접종' 난항
질본-제약사, 입찰가 갈등.. 물량 확보 아직 못해
내달 1일 시행에 차질
만 12세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자궁경부암 예방 무료접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가 당초 오는 6월부터 무료접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해당 백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조달청은 지난 17일 백신입찰 신청 접수를 마친 상태다.
하지만 유찰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당장 납품업체가 선정되더라도 빨라야 내달 중순은 돼야 일선 병.의원에서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백신 확보를 위해 입찰예정 가격을 정하고 조달청을 통해 구매입찰을 진행 중"이라면서 "지금 구매 입찰이 마무리돼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일선 병.의원에 백신이 공급되고 접종을 시작하려면 빨라도 6월 중순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납품 가격 놓고 질본-제약사 신경전
질병관리본부는 만 12세 이상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무료 접종을 위해 지난 3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대상 백신으로 '서바릭스'(GSK), '가다실'(MSD)을 선정하고 조달 단가 협상을 진행해왔다.
그리고 지난달 진통 끝에 가격이원화를 결정하고 개별 백신 단가 협상에 들어갔다. 한 달여간의 줄다리기 끝에 질본은 최종적으로 가다실은 도즈당 5만8843원, 서바릭스는 5만7469원으로 입찰예정가격을 정하고 조달청에 납품업체 선정을 요청했다.
백신 입찰 최종 가격이 조달청에 접수됐지만 최종 구매입찰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재 두 제약사 모두 조달청 공고 가격을 받아들일지 고심하고 있는데 유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GSK는 가격이 이원화되고 구매입찰 공급량에 차이가 있어 아쉬움이 있지만 일단 국가 사업인 만큼 최종적으로 입찰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구매입찰에서 GSK 서바릭스 구매입찰 공급량(6만도즈)은 가다실(24만도즈)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질본은 현 시장 환경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GSK 관계자는 "가격이 이원화 되는 등 만족스럽지 않지만 국가 사업인 만큼 정부 방침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MSD측은 이번 구매입찰에서 유찰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질본이 제시한 납품가격, 특히 가다실과 서바릭스의 가격차이가 너무 크게 책정돼 상대적으로 불이익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다실은 시중 평균 유통가격이 8만6948원으로 서바릭스(6만4304원)보다 2만원 이상 비싸다. 하지만 질본이 제시한 두 백신의 입찰단가 차이는 1374원에 불과하다.
MSD 관계자는 "조달청 공고 가격은 확정된 가격이 아니다"면서 "여전히 가격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입찰이 유찰되면 재입찰가격을 다시 정해야 하고 이렇게되면 가격 협상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내달 초 시행 사실상 물건너가
자궁경부암 예방 무료백신의 6월 시행이 사실상 물건너 가면서 이에 대한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우선 해당 제약사들은 입찰 가격 때문에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지연시켰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입찰 가격을 놓고 질본과의 줄다리기 협상으로 사업이 지연됐는데 현 시점에서 조달청 구매입찰에서의 유찰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모 제약사는 질본이 납득할 만한 가격을 제시하지 않으면 예방접종사업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질본도 사업 지연의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상 백신 선정 후 가격 입찰 과정에서의 잡음이 그 어느 때보다 심했기 때문이다. 가격 이원화 결정 과정에서 가격 차등 이유가 예방 범위 차이라고 밝혀 불필요한 2개 백신을 선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고, 두 제약사와의 개별 협상 과정도 지지부진했다. 이렇다 보니 질본이 지나치게 제약사들의 눈치를 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 시행시기를 너무 촉박하게 잡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말 자궁경부암 국가예방접종사업 시행을 오는 6월로 정했다.
하지만 가격협상과 납품업체 선정,일선 병.의원에 대한 백신 공급 등 준비기감을 감안할 때 일정이 빡빡하다는 지적이다.
홍석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