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변호사와 변리사
변호사의 변리사 자격에 대해 여러 가지 왜곡된 말들이 많다. 변리사회는 마치 한국과 일본 외에는 변호사가 변리사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것처럼 주장한다. 그러나 사실과 다르다. 미국, 유럽,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어떤 나라도 변호사가 변리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제한하지 않는다.
오히려 외국은 변호사가 변리사 일을 하도록 하면서 반대로 변리사는 소송대리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특허소송의 경우 미국은 특허변호사(patent-attorney)뿐만 아니라 일반변호사도 특허소송을 수행하고 있고, 오히려 변리사(patent-agent) 자격만 갖춘 사람에게는 소송대리권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독일은 변리사 자격만으로는 특허소송 대리권이 인정되지 않고 프랑스도 변리사 자격만으로는 소송대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는 변리사가 특허소송대리권을 갖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
변리사회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변리사시장에 대량 진입해 전문성이 약화됐다고 주장하나 이 또한 사실과 다르다. 국회는 지식재산권 분야 등에서 전문가를 변호사로 양성, 국민에게 우수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로스쿨 제도를 도입했다. 그리고 이 같은 국민 합의에 따라 기초과학, 공학, 의학, 자연과학분야 등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이공계 학생과 실제 이런 전문분야에서 활동한 변리사들이 로스쿨에 진학해 변리사가 갖추지 못한 법률 전문성까지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종합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히려 현행 변리사시험만으로는 변리사의 법률지식과 소송수행 능력을 전혀 인정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변리사들이 주장하는 기술적 전문성조차 보장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점을 변리사회는 간과하고 있다. 변리사시험 과목 중에서 기술분야에 관한 것은 1차 시험의 '자연과학개론' 1과목, 2차 시험의 선택과목 중 1과목에 불과하다. 심지어 2차 시험의 선택과목에서는 기술과목을 선택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1차 시험도 40점만 넘기면 과락을 면하고, 그나마 특허청 퇴직 공무원은 1차 시험도 면제해 주고 있다. 과학기술적 소양이 없는 인문사회계열 전공자가 변리사로 개업하고 있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
로스쿨 도입 후 매년 1500~2500명의 신규 변호사가 배출되면서 이미 변호사들은 무한경쟁 시대를 체감하고 있고, 법률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처절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등 기업들이 특허를 중요시함에 따라 특허법률시장이 급격히 성장했고, 수많은 우수한 인재가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가 돼 산업재산권 분야로 유입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같이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춘 특허변호사들이 국민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가 왔다.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변리사회는 변호사도 변리사와 동일한 실무수습을 받아야 한다며 변호사의 시장 진입을 맹목적으로 막으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미 연수원이나 로스쿨을 수료한 변호사가 변리사시험 합격자와 동일한 실무수습을 받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변호사가 이미 소양을 갖추고 있는 법률교육을 재차 받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변리사의 경쟁자는 변호사가 아니다. 변호사와 변리사는 힘을 합쳐 선진 특허강국들과 경쟁해야 할 동반자다. 하루속히 변리사회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산업재산권 제도 발전에 기여하는 데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김형우 대한특허변호사회 공보이사
※ 본면의 외부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