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최중경 회계시장 개혁의 선도자가 돼라
얕은 경력에도 새 회장 당선.. 자정과 혁신이 최우선 과제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60)이 22일 한국공인회계사회 정기총회에서 제43대 회장으로 뽑혔다. 임기는 2년이다. 신임 최 회장은 정통 관료 출신이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잔뼈가 굵었고,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수석을 거쳐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냈다. 최 회장은 회계사 경험이 일천하다. 자격증은 있지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대부분의 시간을 정부에서 보냈다. 그런데도 그는 회장직에 도전장을 냈고, 회계사들은 70%를 웃도는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변화를 바라는 회계사들의 열망이 집약된 결과로 풀이된다.
회계법인들이 처한 현실은 참담하다. 지난주 감사원은 조 단위의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를 적발했다. 이달 초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출범 후 첫 표적으로 대우조선과 산업은행 그리고 안진회계법인을 급습했다. 한 대형 회계법인 대표는 고객사 대주주에게 사전정보를 흘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중대한 부실감사가 드러날 경우 회계법인 대표의 회계사 자격을 박탈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회계사, 회계법인들에 대한 신뢰는 땅으로 떨어졌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회계사들의 잘못이 가장 크다. 우리는 최 회장이 혁신과 자정(自淨)의 선봉장으로 나설 것을 주문한다. 회계사들이 '초보 회계사' 최중경을 회장으로 뽑은 뜻도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 최 회장은 관료 시절 강한 추진력 덕에 '최틀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금이야말로 특유의 추진력을 발휘할 때다. 그래야 뒤틀린 회계시장 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다. 사실 공인회계사회 회장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 그런데도 과감한 혁신과 자정을 주문하는 것은 그가 최중경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회계감사 보수의 최저한도를 법으로 정하는 최저보수제 도입을 제안했다. 기업.회계법인 간 갑을 관계를 타파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해서다. 양자 간에는 근본적 이해상충이 존재한다. 회계사는 눈을 부릅뜨고 기업을 감시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나 기업이 일감을 주지 않으면 배를 곯는 구조적 '을' 신세다. 일감을 따내려 저가수주도 횡행한다. 저가수주는 다시 회계 품질 저하로 이어진다. 금융당국은 최 회장의 최저보수제 도입 요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야단만 치지 말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부터 마련해줘야 한다.
재차 강조하지만 최 회장이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는 혁신과 자정이다. 그다음이 최저보수제와 같은 제도적 개선책이다. 순서가 바뀌면 여론의 지지를 받기 힘들 것이다. 행여 회계사들이 최 회장을 대정부 로비의 적임자로 보고 뽑았다면 큰 잘못이다. 한국의 회계경쟁력은 바닥을 긴다.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은 '회계 및 감사의 적절성' 항목에서 한국을 꼴찌인 61위로 평가했다. 감사 결과를 불신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까지 존재한다. 최 회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꾸는 선도자가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