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 단지 분양가 속속 조정
정부 아파트 중도금 대출보증 대폭 강화에..
재건축 개포주공 3단지는 최고 분양가 예측됐지만 현재 조정될 가능성 ↑
분양마친 단지 반사이익.. 웃돈 더 높아질수도
정부가 아파트 중도금 대출보증을 대폭 강화하면서 분양을 앞둔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속속 분양가를 조정하는 등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이미 분양을 마친 단지들은 중도금대출이 가능하다는 희소성이 장점으로 작용해 오히려 전매 기간이 풀리면 웃돈이 더 높게 형성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시장을 안정화시키고 비정상적인 투자 열기를 막겠다는 정책의 본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강남 재건축 신규분양가 속속 내려
6월 30일 업계에 따르면 7월 초 분양을 예고했던 '디에이치아너힐즈(조감도)'가 분양가를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하는 이 단지는 분양가 9억원 이상, 혹은 수도권 기준 중도금 6억원 이상 기준에 따라 중도금대출 규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디에이치아너힐즈는 현대건설이 아파트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처음 적용하는 아파트인데다가 올들어 계속된 강남 재건축 단지 고분양가 행진을 이어 받아 역대 최고 수준의 분양가가 나올 것이란 예측이 우세했다.
디에이치아너힐즈 분양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대책으로 정부가 고가 아파트에 몰리는 투기세력을 막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만큼 분양가가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3.3㎡당 평균 분양가가 4800만원에서 논의되고 있었는데 현재 분위기로는 평균 4400만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7월 분양하는 강동구 명일동 래미안 솔베뉴의 경우 분양가를 다시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맨션을 재건축하는 래미안 솔베뉴는 지난 5월부터 분양을 계획했으나 분양가를 놓고 조합과 논의가 길어져 일정이 늦어진 상태다. 조합이 분양가를 높이자고 주장한 이유가 강남 재건축 단지 고분양가였다는 점에서 래미안 솔베뉴 역시 최대 3.3㎡당 2600만원까지 거론됐던 분양가가 낮춰질 가능성이 높다.
■중도금 대출 승계 가능한 기존 단지는 더 올라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정책으로 인한 분양가 조정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신규 분양시장 전체가 위축되는 등 부작용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과잉투자를 막겠다는 의도가 자칫 서울 강남권에 실제로 거주하려는 실수요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떠올랐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투기자는 단기 매매를 하기 때문에 6억을 규제하든, 3억을 규제하든 큰 의미가 없다. 바로 전매를 하거나 6개월 후 전매하고 빠지는 식이기 때문"이라면서 "정작 실제 중도금 대출을 받아서 끝까지 가야하는 실수요자의 부담이 커지는 양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이어 "강남에 청약한 사람들을 다 투기자로 몰아서는 안된다"면서 "실수요자 위주로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분양을 마쳤거나 아슬아슬하게 7월 1일 이전 입주자 모집공고를 마쳐 이번 규제에서 벗어난 단지들은 오히려 전매기간 풀리면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오히려 프리미엄에 반영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7월 1일 이전에 분양한 단지들은 중도금 대출을 승계받을 수 있고, 그 이후엔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은 실수요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HUG 외에 다른 곳을 통해 대출을 받을 경우 이로 인해 늘어난 이자부담까지 얹어 더 비싸게 분양권이 거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재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전국에서 분양한 15만3651가구 가운데 이번 중도금 대출 규제에 해당하는 물량은 2655가구로 전체의 1.72% 수준이다. 서울 잠동원 한신5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아크로리버뷰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대출규제안이 나오고 난 뒤 간간히 문의가 들어오긴 하지만 대부분 조합원 물량이고 일반분양은 46가구 뿐이라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언제까지 정부가 정책을 강남 집값에만 맞춰서 내놓아야 하느냐"면서 "우리나라만 유독 제한된 지역에 갇혀 부동산 대책을 세우는데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정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