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강소기업으로 가는 길(3)] "좋은 특허, 기업이 투자한만큼 나온다"
심영택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
등록건수 연연하기보다 양질의 특허 획득 강조
국내 특허는 '징검다리' 해외특허 확보 역점둬야
"좋은 특허는 기업이 투자한만큼 나온다. 특허의 등록건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양질의 특허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영택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사진)는 5일 중소기업의 특허인식 변화와 관련해 특허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질적 향상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 교수는 국내 대.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정보통신(IT) 제조업체들이 특허괴물 등의 특허침해 소송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바이오나 화학의 경우 관련 특허가 많지 않지만 IT산업은 제품 내 관련 특허가 수만개가 얽혀있다는 것.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특허소송이 길어지면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특허소송이 발생하면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대책이 많지 않고 소송기간이 5~6년 지나도 회사는 살아남기 어렵고, 특허괴물에 걸릴 경우 '크로스 라이센스'로도 불가능하다"며 "초기에 저렴한 가격에 화해를 하는 등의 수단말고는 뾰족한 수단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허괴물이 아닌 기업간의 소송에서는 양질의 특허를 획득할 경우 '크로스 라이센스' 등을 통해 화해 등도 가능하다는 게 심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국내에서는 특허출원 등록건을 특허평가의 기준으로 삼는데 이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발명가의 머릿속에 있는 차선, 열등, 심지어 가상의 아이디어까지 찾아서 특허 범위로 만들 수 있는 유능한 대리인(변리사)을 만나야 하고, 그러려면 결국 정당한 보수 부담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심 교수는 국내 특허를 취득하되 해외특허의 경우 중국, 미국 등 큰 시장을 중심으로 취득할 것을 주문했다. 국내 특허는 뒤따를 해외 특허의 원본이 되는 만큼 정성을 들여 만들어야 하며, 해외 특허는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재산이라는 것.
그는 "국내특허는 한마디로 해외특허로 가는 '징검다리'인데다 앞으로 뒤따를 특허의 원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특허에 정성을 들여야 한다"며 "국내 특허로는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없다는 점도 감안해 해외특허 확보에도 역점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허출원에서 인정까지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중소기업들의 우려에 대해 심 교수는 기업이 '기술수명'을 기준으로 '특허'와 '영업비밀'로 구분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허가 기업비밀에 대해 법적 테두리를 통해 진입장벽을 갖는 것과 달리 영업비밀은 법적인 조치없이 회사가 제품생산 등에 사용하는 기술을 비밀로 해두는 것을 말한다.
심 교수는 "특허나 영업비밀 모두 돈 자체를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며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기술수명이 오래간다고 보면 기간이 걸리더라도 특허출원을 하는 것이 맞지만, 수명 1~2년밖에 되지 않는 내용은 특허로 제출하려는 것보다 영업비밀로 보유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그는 기술유출 등과 관련해 국내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나 개인이 이를 해외에 판매할 경우 '기술유출'이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심 교수는 오히려 핵심기술이 제값을 받고 판매하는 환경이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혁신가들을 유지시키는 방법이라고 입장이다.
그는 "기술을 개발하는 혁신가들이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혁신을 통한 기술개발을 국내 기업라고 해서 계속 싸게 쓰는 현실이 유지된다며 결과적으로 누구든 기술을 개발하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이유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