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비리' 김갑중 전 부사장 구속기소... 천문학적 회계사기 자백
산업은행 출신으로 대우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김갑중(61·구속) 전 부사장이 5조7000억원대 회계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우조선 회계사기 수사와 관련한 기소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의 회계사기가 회사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범행으로 보고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은 14일 김 전 부사장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적용된 혐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위반,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이다. 검찰은 회계사기 및 경영비리와 관련, 남상태 전 사장(66·구속)과 고재호 전 사장(61·구속)도 조만간 기소할 방침이다.
■5조7000억원 회계사기
검찰에 따르면 고 전 사장이 재임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대우조선해양이 저지른 회계사기 규모는 자기자본 기준 5조7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잠정발표 때보다 3000억원 가량 늘어난 액수로 영업이익 조작만 따져도 2조7000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현업부서에서 실제 쓰인 비용과 본사에서 소위 ‘시뮬레이션’을 통해 조작한 비용을 모두 확보해 일일이 대조해가며 정확한 회계사기 규모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정확한 규모산정을 위해 회계사를 포함해 다수의 전문 인력을 투입했다”며 “특수단이 회계사기 존재와 규모 등을 확인하고 대우조선 회계 담당 직원들로 하여금 검증하게 하는 과정을 거쳐 규모를 특정지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회계사기는 원가를 임의로 축소해 매출액을 과다계상하고 공사손실 충당부채 전입액을 감소시키는 등 전형적인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전·현직 임직원 모두 자백, 고재호 전 사장만 부인 중
검찰은 대우조선해양 회계사기를 “회사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범행”으로 판단하고 있다. 원가, 회계 등 종사하는 다수 직원이 조직적으로 관여한 점에 비춰 경영진이 개입하지 않고는 이 같은 대대적인 회계사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 전 부사장을 비롯해 회계사기에 가담한 전·현직 임직원 모두의 자백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고 전 사장의 경우, 회계사기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자신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정한 목표실적을 맞추기 위해 이 같은 회계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을 맞추지 못하면 성과급 미지급은 물론 기본급 일부 회수와 대표이사 사퇴 등이 벌어질 수 있고 자금 조달과 주가관리에도 불이익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공기업인 대우조선해양 경영진 및 일부 임직원들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천문학적 손실을 입혔다는 뜻이다.
검찰은 앞서 구속한 남 전 사장과 고 전 사장에 대해서도 조만간 기소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김성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