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성실히 갚으면 이자 환급? 은행권 "금융정책 후퇴" 반발
송영길 의원 법안 발의에 시장경제원칙 역행 지적
금리 전반적 상향 우려도
대출 원리금을 성실히 납부해 신용등급이 상승된 경우 이자의 일부를 돌려주는 법안이 발의돼 이 법안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이 법안은 정상적으로 상환을 하는 대출자들이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고금리를 적용받는 것을 해소하자는 취지이지만 향후 논란도 예상된다.
당장 금융권에서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면 오히려 대출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은행권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 기준을 결정하는 것은 금리 자유화에 역행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신용위험 해소되면 이자 환급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송영길 의원은 최근 '성실이자환급제도' 도입을 위한 한국은행법, 은행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금통위가 은행 이용자 사이의 금리 차이를 결정하고 신용위험이 해소된 이용자는 계약 종료 후 이자비용의 일정 부분을 환급해 주는 제도다.
직장인이 은행에서 3000만원을 받는다고 가정할 때 신용등급 3등급일 때는 연 이자비용 131만원, 6등급일 때는 311만원으로 두 등급 사이의 차액은 180만원가량이다. 금융거래정보 부족으로 신용등급 6등급으로 부여된 A씨가 돈을 빌린 뒤 대출계약 종료 이전 신용등급이 상승한다면 이 차액의 일부를 돌려주자는 것이다.
법이 개정되면 금통위는 저신용자와 고신용자 사이의 금리 차이, 신용위험이 해소된 대출자에 대한 보상 기준 등을 결정하게 된다. 은행은 여.수신 금리를 결정할 때 신용위험에 따른 금리 차이가 합리적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시중은행 '시장경제원칙 어긋나' 반발
시중은행들은 채무자의 성실한 빚 상환은 당연한 의무인데 이자를 환급해주는 것은 반시장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금통위가 이 기준을 결정하는 것은 금리 자율화라는 시장경제원칙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1988년 금리 자율화 이후 2004년에 4단계에 걸친 금리 자유화도 완료했다"며 "개정안 내용에 따라 한은이 은행의 예금, 대출 금리에 영향을 주게 되면 우리나라 금융정책을 20년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도 대출자가 대출 중에 소득, 신용등급이 개선되면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 제도가 있다"며 "성실 상환자의 경우 다음 대출에 금리가 내려가게 된다"고 말했다.
해당 제도가 시행돼도 은행들이 초기 대출금리에 이자 환급분을 미리 반영하면 평균 금리만 오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송영길 의원실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금리는 부정적 요소만 반영하고 있어 선진국처럼 긍정적 요소(세금 및 공과금 성실 납부)에 따라 금리를 낮춰주자는 것"이라며 "은행도 대출자가 성실 상환하면 연체율이 떨어져 대출자와 은행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박세인 이환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