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이 법안 어떻습니까?] 학자금 대출 무이자.. "청년문제 투자차원 접근을"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상민 더민주 의원 대표발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특별법 일부 개정'
관계 부처선 "재정 부담" 법안 통과에 이의 제기
학생들 "등록금 인하 필요"

#. [Web발신] 한국장학재단-2011.2학기 대출 이자납입일이 07월25일, XX은행입니다.

계약직 업무와 취업 준비를 병행하고 있는 변모씨(29)는 한국장학재단에서 오는 학자금 상환 문자메시지만 보면 간담이 서늘하다. 변씨는 학부 8학기 동안 약 2000만원의 학자금을 대출받았다. 그는 아직 취업을 못 해 원금 상환은커녕 매달 빠지는 이자 8만원도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이자를 내는 것도 어려운 데 앞으로 원금은 어떻게 갚을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변씨처럼 학자금 대출의 이자 납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움직임이 정치권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학교육이 현실적으로 의무교육인 점을 인정하고 학자금 대출의 이자를 완전 면제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측에서는 비용상의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당사자인 학생들과 전문가는 청년 문제가 심각한 만큼 등록금 인하까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법안 어떻습니까?] 학자금 대출 무이자.. "청년문제 투자차원 접근을"

■이상민 의원 "학자금 무이자는 국가의 투자"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사진)은 현행 학자금 대출이자율인 2.5%를 전면 무이자로 바꾸고, 가구소득분위 별 자격 요건을 정해 대출을 제한했던 것을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현행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ICL)'가 상환기준소득(16년 기준 1856만원)이 발생할 때까지 이자를 유예해 대학생의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의 제도지만 대출이자율이 2.5%로 여전히 높고, 상환개시 이후 상환액 계산을 복리방식이라 대출금 부담이 커 원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진단이다.

특히 매년 고교졸업생의 84%이상이 대학을 진학하고 있는 만큼 대학등록금을 수요자인 대학생들의 책임으로만 전가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 중 0.6%인 1만9738명이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됐다.

이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기준금리가 1.25%인 상황에서 은행처럼 2.5%까지 대출이자율을 받는 건 청년들을 상대로 장사하겠다는 것"이라며 "심각한 청년 문제를 투자 차원으로 접근해야 국정 철학이 바로 잡힌다"고 강조했다.

[이 법안 어떻습니까?] 학자금 대출 무이자.. "청년문제 투자차원 접근을"

■관계 부처 "국가 재정 부담"

관계 부처에서는 학자금 대출의 무이자를 실행할 경우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우려했다. 해당 법률안은 이 의원이 19대에 발의한 법안이기도 하다. 2012년 10월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나온 비용 추계에 따르면, 2012~ 2016년 추가 재정소요액은 당시 채권 금리인 4.6%를 계산하면 총 6조 383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법률안의 검토위원이었던 임진대 전문위원은 "한국장학재단이 한국장학재단채권을 발행하여 학자금 대출 재원을 조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자금 대출을 무이자로 할 경우 재단의 손실이 발생한다"면서 법안 통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한 재정 전문가 역시 "단일 법안으로 6조가 넘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매해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4년 사이에 채권 금리가 대폭 낮아져 재정부담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장학채권은 원금변제, 이자 지급을 정부가 보증하는 정부보증채이다. 현재(5일 종가기준) 10년 만기 국고채가 1.388%임을 고려하면 무이자에 따른 비용은 2012년에 비해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이 의원 측은 국회 예산정책처에 비용 추계를 요청한 상태다.

■학생 "대출 무이자뿐만 아니라 등록금 인하도 절실"

학생들과 전문가는 실질적으로 등록금을 내릴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모씨(22)는 "무이자 대출이 현실화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지나치게 높게 평가된 대학 등록금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모씨(27)는 "대학에서 투자하지 않고 쌓아주는 돈을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교육연구소의 '대학 이월.적립금' 조사 통계를 보면 2010~2014년까지 대학들의 적립금은 꾸준히 늘었다. 2010년 159개 학교를 기준으로 적립금은 7조6677억원이었으나 2014년에는 8조1872억원을 기록해 6.8%가 증가했다. 그런데도 대학의 등록금 인하 및 장학금 확충 규모는 2012년 1조 648억원, 2013년 1705억원, 2014년 1507억원, 2015년 828억원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총장은 "같은 대출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에 비해 이자가 높은 편"이라며 "교육보다 확실한 투자는 없다. 당장 교육비를 현실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장학재단에 입수한 '제5회 국제학자금포럼 자료집'에 따르면,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ICL)를 운영하는 뉴질랜드(0%), 호주(1%, 소비자물가지수와 연동), 스웨덴(0.6%)과 일반 학자금 대출제도를 시행하는 일본(0.16%)에 비해 우리나라는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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