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법안 어떻습니까?] 자동차 결함 반복땐 환불·교환 의무화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 대표발의 '자동차관리법 개정안'
품질·AS 관련 피해사례 작년에만 590건 접수
기존법안은 강제성 없어 소비자위한 제도 필요
#. 지난해 3000만원이나 되는 거금을 주고 국내 제조사 중형차를 산 직장인 이모씨(35)는 차만 보면 분통이 터진다. 새차 냄새가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차를 산지 3일만에 조수석 문이 열리지 않는 황당한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속상한 마음에 차를 판 영맨(영업사원)에게 항의를 해보기도 하고 제조사 AS센터로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해봤지만 "수리 받는 방법 밖에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할 뿐이었다. 우여곡절끝에 수리를 받긴 했지만, 이씨는 차를 탈 때 마다 혹여 다른 부분도 이상은 있지 않을까 하는 '찝찝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한국이 '5대 자동차 강국'으로 우뚝 떠올랐지만 차와 관련된 소비자들의 불만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통상 하자가 발견되면 교환이나 환불이 잘 이뤄지는 다른 제품과 달리, 차는 아무리 큰 결함이 발견되도 환불 자체가 어려워서다. '리콜' 정도가 최대 조치다. 더구나 이와 관련된 피해보상을 받으려 해도 전문지식이 전무한 소비자가 직접 제조사의 잘못을 입증해야 한다는 어려움까지 있다.
28일 한국 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자동차 관련 피해구제 접수는 2013년 837건, 2014년 998건, 2015년 731건으로 평균 855건에 육박한다. 특히 이 중 품질이나 AS관련 신청사례는 2013년 724건, 2014년 786건, 2015년 590건으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구매한 차에 문제가 있으면 즉시 교환이나 환불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돼 이목이 집중된다.
■교환.환불 법적근거 마련…소비자 보호↑
새누리당 소속 심재철( 사진) 국회부의장이 대표발의한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안은 구매한 차에 결함이 수차례 발견되면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도록 해 소비자의 안정성을 높이는게 주요 골자다.
국내 신차 또는 수입차량 인도일로부터 △30일 이내에 2회 이상 중대 결함 발생 △1년 이내에 4회 이상 동일 일반 결함 발생 또는 3회 이상 중대 결함 발생 △결함 관련 수리기간을 합해 총 30일을 초과할 경우 자동차를 교환 또는 환불이 가능하도록 했다. 단 주행거리가 6만㎞를 초과하는 경우는 제외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인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이 있긴하지만 권고 사항에 불과해 강제성이 없는만큼 법안 발의를 통해 이를 보완하겠다는게 심 부의장의 생각이다. 심 부의장은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새 차를 살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차 가격 인상 우려 vs 소비자 안정성 보장해야
다만 이 법안에 대한 관계자들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설사 차에 문제가 생겨도 제대로 수리만 받는다면 이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환이나 환불이 남발되면 이는 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게 돼 결국 소비자들의 부담만 높일 수 있는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일반 전자제품이 한 두군데 고장나면 쉽게 바꿀 수 있지만 수천만원에 달하는 고가 자동차는 더 복잡하다. 일반 전자제품과는 제품군을 좀 다르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자동차 교환이나 환불이 허용되면 가령 반품율이 1000대중 1대에 불과했던 것이 100대중에 1대로 증가할 수 있다"며 "이미 판매됐던 차가 다시 (회사로) 들어오면 다시 팔 수 없어 폐기처분을 해야하는데, 그러다보면 비용이 증가할수 밖에 없고 이는 자동차 가격 인상요인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반면 소비자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당연한 조치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자동차 결함이 자칫 생명을 잃을 수 있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만큼 차 관리에 대한 엄격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이정주 회장은 소비자 권리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하면서 "차 수리를 받아도 혹여 차에 또다른 결함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께름칙한 생각 때문에 소비자들은 불안에 떨수 있다"며 "왜 수천만원이나 되는 돈을 주고 산 소비자들이 가족을 태우고 다니면서 이런 불안감 때문에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회장은 "물론 공장에서 일괄적으로 나오는만큼 어느정도 불량률은 이해하지만, 불량차로 고통받는 소비자에게 합당한 보상을 해줘야하는 것 아니냐"며 "반품율이 높아져 이에 따른 폐기처분 비용으로 차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은, 거꾸로 그만큼 반품율이 높게 차를 허술하게 만든다는 것을 시인하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mail protected] 윤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