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이 법안 어떻습니까?] '인구처'신설.. 저출산·고령화 정책업무 통합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송희경 새누리 의원 대표발의 '정부조직법 일부 개정안'
인구정책 13개 부처 담당.. 정책 실효성 떨어지는 문제 컨트롤타워 세워 업무통합
부처 이기주의 등 해결해야

[이 법안 어떻습니까?] '인구처'신설.. 저출산·고령화 정책업무 통합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한국 사회의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산율은 1.2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15~64살)가 줄기 시작해 2020년에는 '인구절벽'에 진입하게 된다. 정부도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10년간 150조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변한 것은 없다. 지난 10년간 한국은 초저출산의 기준인 합계출산율 1.3명을 단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인구 관련 정책이 13개 부처에서 234개 과제로 쪼개져 추진된 탓에 정책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저출산.고령화와 관련된 정책을 전담하는 컨트롤타워를 만든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에 '인구처'를 설치해 부처에 산재해 있는 인구 관련 업무를 총괄한다는 것이다. 다만 '부처 이기주의' 때문에 총리실 산하의 권한으로는 업무 통합이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법안 어떻습니까?] '인구처'신설.. 저출산·고령화 정책업무 통합

■인구 정책 컨트롤타워 '인구처'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송희경 의원(사진)은 국무총리 산하에 장관급 중앙정부조직인 인구처를 신설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인구처는 인구관리에 관한 사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서 국무위원인 장관과 정무직 차관을 중심으로 조직이 구성될 계획이다.

송 의원은 "매년 30조에 가까운 혈세가 저출산과 고령화 정책에 쓰이고 있지만 각 부처에 산발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국민의 정책 체감도는 매우 낮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절실하다"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올해만 해도 인구 관련 정책이 29조6000억원에 육박하는데도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대통령 직속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가 구성됐지만 수동적인 역할에만 그친다는 것이 송 의원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다문화 가족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확대' 정책은 교육부(121억원)와 여성가족부(363억원)가 동일 업무를 맡고 있어 행정 상 비효율성을 낳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우리나라처럼 저출산 문제가 사회적 화두인 일본도 2015년 4월 총리 산하에 장관급 기구인 '자녀.육아 본부'를 설치해 인구처 신설의 당위성을 높이고 있다. 같은 당 김학용 의원 역시 '인구안정처'를 두는 법안을 발의했으며, 새누리당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저출산 골든타임! 인구 전담 장관 신설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인구처 공론화에 나섰다.

■인구처의 과제...장기적인 계획.부처 이기주의

인구처 법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입장은 엇갈린다. 우선, 인구처가 실효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좀 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목진휴 국민대 행정정책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현재 한국의 인구 정책은 장기적인 안목이 부족하다"면서 "컨트롤타워가 단순 업무조정의 역할만 한다면 실효성을 발휘할 수 없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문화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 일본의 사례를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우리 정부의 인구 정책은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보다 보조금을 확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예를 들어, 출산 전후 휴가 지원액을 월 135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증액했고, 저소득층에게만 제공하던 난임 시술비 지원을 전 계층으로 확대하는 식이다.

그에 비해 '자녀.육아 본부'를 운영하는 일본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회.경제 시스템을 바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추가 야근을 시키는 회사를 예외 없이 처벌하는 내용과 비정규직의 연봉을 정규직만큼 올려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간 근로와 저소득이 저출산의 주요 원인이라는 진단에서다.

인구처가 '부처 이기주의'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존 부처와 수평적인 관계에서는 부처 업무가 일원화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연정 배재대 공공행정학과 교수는 "한국 관료 사회의 부처 이기주의는 상상을 초월한다"며 "국무총리실 산하 수준으로는 수평적인 부서가 하나 더 나오는 격이라 제대로 된 권한 위임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인구처 신설로 13개 부처에서 14개 부처로 인구 정책을 집행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기존 계획을 집행하고 다만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대통령 직속 기구의 권한을 강화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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