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R&D에 수조원 헛돈만 날렸다
작년만 4958억 쓰고도 기술료 수입 고작 20억, 개발품도 농가선 못 써
성매매.추행.음주운전 등 수사도 3년 반 동안 59건, 도덕적 해이 심각한 수준
우리 농업과학기술개발보급과 교육을 담당하는 농촌진흥청의 연구개발 성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농진청의 존재 이유가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 기관의 연구 결과물은 농업 현장에선 대부분 적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연구기관이라는 명색과 달리 지난 3년 반 동안 수사기관으로부터 수사개시 통보를 받은 건수가 무려 59건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R&D 비용 2조2000억, 기술료 수입은 100억…생산성 0.49%
4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에 따르면 농촌진흥청의 R&D 예산(인건비 제외)은 △2011년 3970억원 △2013년 4531억원 △2015년 49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농촌진흥청 연구비로 벌어들인 기술료 수입은 △2011년 10억4700만원 △2013년 26억1300만원 △2015년 20억61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연구비 총액 대비 기술료 수입을 의미하는 R&D 생산성은 △2011년 0.27% △2013년 0.58% △2015년 0.42%로, 이 기간 연평균 생산성이 0.49%로 분석됐다.
이 R&D 예산에는 인건비(2015년 기준 1375억원)가 제외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생산성은 더욱 낮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R&D에 들인 돈의 단 1%도 못 미치는 기술료 수입을 벌어들였다는 의미다. 이 탓에 농진청의 R&D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위 의원은 "R&D 분야에 많은 예산이 투자되고 있으나 기술료가 미미한 것은 농업 현장에서 활용할만한 기술이 적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보여주기식 연구 관리, 파급력이 적은 기술 개발보다는 수요자, 농업 시장 중심으로 R&D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농진청의 R&D는 대부분 농업 현장과는 큰 괴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농진청에서 개발한 농기계들이다.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에 따르면 농진청이 최근 5년동안 157억원을 들여 개발한 농기계 97대 중 70%가 전국적으로 50대도 보급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1년 이후 농진청이 개발한 농기계의 농가 평균 보급률은 87.3%로 높지만, 농기계별 보급률을 분석 시 97대 중 68대가 50대 미만으로 농가에 보급됐다.
홍 의원은 "여기에 들어간 개빌비용만 125억원"이라며 "이 중 21대의 농기계는 특허만 등록됐을 뿐 기술을 이전받은 기업조차 없어 한 대도 농가에 보급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30억원의 개발예산만 허공에 날린 셈이다. 이 뿐 아니라 농진청이 농기계 개발을 위해 수억원의 예산을 썼지만, 전국적으로 단 2~3대만 보급된 농기계도 다수였다.
■농진청 직원, 음주는 기본…성매매.강제추행까지
게다가 연구기관인 농진청 직원의 도덕적 해이 정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6월까지 농진청이 수사기관으로부터 수사개시 통보를 받은 것만 해도 총 59건에 달했다. 이 중 24건은 약식기소 됐다. 특히 수사기관으로부터 통지받은 수사사유에는 성매매(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강제추행(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도 존재했다.
징계사유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도로교통법 내지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총 36건에 달해 수사개시 통보 건수 가운데 64%를 넘었다. 음주운전이 16건(47%)였다.
같은 기간 동안 징계는 총 52건이 있었으며 음주운전 외에도 출장여비 부당수령(9건)과 성실의무위반(17건) 등이 포함됐다.
황 의원은 "범죄 여부를 떠나 음주운전 등 많은 경우가 도덕적 해이로 인해 비롯된 것으로 농진청 공무원들의 공직자로서의 기본적 자세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뿐 아니라 농촌진흥청 산하 준정부 기관인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인사 비위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이양수 의원에 따르면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공고 자격요건에 부합하지 않은 응시자나, 후보자 중 합격자가 아닌 자를 합격자로 채용하는 등 인사 규정상 절차를 위반한 5건의 인사 비위가 드러났다.
이양수 의원은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농촌진흥청 소속 직원의 자녀 채용과 직원 친인척 청원경찰 채용 등의 특혜가 지적되었지만, 비슷한 유형의 인사 비위가 반복됐다"며 "이는 인사 규정을 어긴 관련자에게 '경고', '주의' 조치로 사건을 마무리하는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김용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