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67년만에 달라진 병무행정 용어



67년 만에 '징병검사'가 '병역판정검사'로 바뀌었다.

1949년 8월 6일 병역법 제정 당시부터 67년간 사용돼 온 병무행정 용어 일부를 개선한 것이다. 그동안 다른 행정용어와 마찬가지로 병무행정 용어도 일제식 한자표기 등으로 인해 국민이 쉽게 이해하기 힘들고 일상생활에서 사용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어려운 행정용어로 인해 불편을 느낀다면 국민과 병무청 간에 거리감이 더 들게 될 것임은 당연지사다.

병무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필자는 전국 각지의 정책현장 방문, 대학생들과 토크콘서트 등 현장 중심의 행정을 펼치면서 젊은이들이 병무행정 용어에 낯설어한다는 것을 느꼈고, 시대 흐름에 맞춰 모든 국민이 쉽게 병무행정 용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병무행정 용어 순화를 위한 사전단계로 국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으며 외국의 용어 사례도 참조했다. 마지막으로 국립국어원 자문 결과를 반영해 최종 확정안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병무청 자체 정책심의회, 국방부 등 관계부처 협의, 법제처 및 국회심사 등의 입법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병역법 용어순화 15건, 병역법 시행령 용어순화 3건 등 총 26건을 확정해 시행하게 된 것이다.

순화된 병무행정 용어의 대표적인 예가 '징병검사'다. '징병'이라는 용어 자체가 일제강점기 잔재란 느낌이 남아있는 한자용어인 데다 징병검사는 병역의무자의 군 복무 적합 여부를 선별하는 절차로, 병역법 제5조의 병역의무자가 감당해야 할 병역의 종류를 판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병역판정검사'로 바꾸는 것이 타당하다고 여겼다.

제1국민역이란 용어는 병역준비역으로, 제2국민역은 전시근로역으로 바꿨다. 두 용어에 주석을 달거나 설명해 주지 않으면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병무행정 용어가 분명하다. 제1국민역이란 용어는 병역의 처음 단계라는 의미를, 제2국민역은 전시에 군사지원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란 뜻을 담고 있어 각각 병역준비역과 전시근로역으로 개정하게 된 것이다. 또 무관후보생이란 용어는 군간부후보생으로 변경됐다. '무관'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군인사법상 장교 또는 부사관으로 임용되는 군 간부를 용어에 반영한 결과다.

병무청장으로 재임하면서 늘 현장 중심.국민 중심.소통 중심의 병무행정 구현을 위해 힘쓰면서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는 믿음을 갖고 국민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병무직원들 역시 행정편의주의를 경계하고 국민의 삶을 중심에 두는 병무행정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


필자는 이번 병무행정 용어 순화를 통해 국민이 쉽고 편리하게 병무행정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이 주인이 되고 모두가 행복한 사회로 가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닥칠 많은 난제도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 중심으로 풀어낼 것이다.

박창명 병무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