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신용등급 점수제 도입.. 2금융 대출 따른 불이익 줄인다

박세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민.취약층 지원 강화방안.. 개인신용평가체계 개선
정책서민자금 대상자 확대.. 사잇돌 대출 1조 추가 공급

신용등급 점수제 도입.. 2금융 대출 따른 불이익 줄인다

저축은행이나 카드론, 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뒤 신용등급이 대폭 떨어지는 일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개인신용평가 체계를 개선한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쓰이는 '등급제' 대신 '스코어제'를 활용해 신용평가 구간을 세분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1조원 규모로 공급을 시작한 사잇돌대출은 공급규모를 1조원 늘리고 상호금융업권의 사잇돌대출도 공급해 은행과 저축은행 사잇돌대출의 중간 금리대를 메운다.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상품 지원을 확대하고 금융공공기관이 보유한 개인 부실채권 원금감면 제도도 개선한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서민.취약계층 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총 12개 과제를 선정해 △서민금융 △취약계층 지원 △채무자 보호 △금융소비자 보호 등 4대 부문으로 나누고 지원을 추진한다. 금융위원장을 주재로 12개 유관기관장이 참석하는 '민생안정 금융협의회'를 구성해 진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제2금융권 대출 불이익 줄인다

금융위가 선정한 12개 과제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개인신용평가 체계를 개편하는 것이다.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경우 그 사실만으로 신용등급이 큰 폭으로 하락하거나 금융거래 정보가 부족한 사회초년생들이 4~6등급으로 분류돼 불이익을 받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개인신용평가업체(CB)인 NICE신용평가정보가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김영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신용등급 1등급인 사람이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면 평균 3.7등급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람이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경우에도 신용등급이 2∼4등급 가량 떨어진다. 단순히 제2금융권을 이용했다고 해서 신용등급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CB들은 대출금리를 평가지표로 활용하는 방법을 도입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신용정보원에 집중된 개인 대출정보를 CB에 제공하고 CB들은 이를 활용해 채무자의 리스크를 평가할 수 있다.

신파일러(Thin Filer·신용정보부족자)가 불이익을 받는 일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통신.공공요금이나 보험료 납부내역 등 우량정보 이용을 확대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10개 등급으로 분류되는 CB등급제를 1000점 만점의 스코어제로 전환하는 방안 도입을 검토 중이다. 평가지표를 세분해 금융기관들이 CB 등급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을 줄이고 개개인의 신용을 더 명확히 나타내기 위해서다.

최준우 금융위 중소서민정책관은 "신용등급 6등급에 350만명이 있는데, 같은 등급 내에서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지만 그런 세부적 부분들은 반영이 안 된다"면서 "등급제를 스코어제로 전환해서 다양한 상품·대출 구조가 가능하도록 개선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정책서민자금 지원기준 변경

정책서민자금인 햇살론,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은 연소득요건을 3000만원에서 35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신용등급 6등급 이하는 연소득 4500만원 이하라면 이용이 가능하다. 금융위는 정책상품 이용대상이 159만명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를 대상으로 지원되던 미소금융도 6등급으로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서민층에게 충분한 생활안정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상품 지원한도도 상향 조정한다. 새희망홀씨 한도는 25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햇살론은 1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지난해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각각 5000억원 한도로 공급을 시작한 사잇돌대출은 올해 1조원을 추가 공급한다. 사잇돌대출 취급 저축은행은 38개로 늘리고 신협이나 단위농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업권에서 사잇돌대출을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은행권에서 제공하는 사잇돌대출의 금리는 6~8%, 저축은행 사잇돌대출은 15~18%에서 형성되고 있다. 은행 사잇돌대출은 3~6등급, 저축은행 사잇돌대출은 6~8등급 차주들이 주로 신청한다.

CB등급이 4~7등급인 차주들은 신용등급을 높여 은행으로 가거나 조금 더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 저축은행에서 사잇돌대출을 받아야 하는 셈이다. 상호금융업권의 사잇돌대출이 출시되면 이들을 대상으로 평균 10%대의 금리로 자금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공기관이 보유한 22조원 규모의 개인 부실채권도 원금감면 제도 등을 개선해 관리 효율성을 높인다.

민간 금융회사가 보유한 채권은 통상 연체 후 1년이 지나면 상각되지만 금융공공기관이 보유한 연체채권은 기관별로 3~15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금융공공기관에서 돈을 빌린 채무자들은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워크아웃을 신청하더라도 원금감면이 제외되는 등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금융위는 각 기관에서 시행 중인 모범사례를 바탕으로 원금감면 제도를 정비하고 상각 채권은 전문기관을 통해 이원화 하는 등 채무자 재기 지원 강화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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