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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마음을 얻어라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20 17:10

수정 2017.01.20 17:10

[여의도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마음을 얻어라

누구나 여행을 떠날 땐 새로운 지역에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설렌다. 어린시절 한나절 다녀오는 소풍에도 들떠서 잠을 설쳤는데 하물며 다른 나라를 여행한다는 것은 어렸을 적의 소풍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사건'임에 틀림없다. 지난해 17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이 같은 기대와 설렘으로 우리나라를 찾았다. 지난 2015년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위기를 완전히 극복한 것이라는 점에서 각계각층의 노력들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희망찬 정유년 새해가 밝았지만 국내 경제가 저성장과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 1700만명 입국은 일자리 창출과 내수 활성화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손님을 집에 불러들이려면 그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야 하고 들어오는 문턱이 높지 않아 마음 편하게 들어올 수 있어야 하며, 머물고 있는 동안 즐거워야 하고 그래서 고국으로 돌아갈 때엔 아쉬워야 한다. 이처럼 문턱을 낮춰서 일단 손님이 들어오면 즐겁고 기쁘고 재미있는 여행이 되도록 해야 한다. '다시 오고 싶은 한국'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국민의 노력도 중요하다. 머무는 동안 즐겁고 돌아갈 때 아쉬운 여행을 결정짓는 요인은 결국 만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기본이 돼야 한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정부의 왕성한 의욕에 비해 정부와 업계가 얼마나 내실 있는 준비를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고질적인 바가지요금, 불친절이 끊임없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기본요금 거리를 운행한 택시운전사가 2만원이나 바가지를 씌웠다" "10만원짜리 헛개나무 건강식품을 50만원이나 요구했다" "2000원짜리 김밥을 먹었는데 1만원을 내라고 하더라"는 등 한국관광공사에 접수된 유커들의 바가지요금 피해는 수도 없이 많다. 지난해 접수된 쇼핑 관련 불만 내용 가운데 67.5%가 이런 바가지요금이었다. 싸구려 여행상품에 의한 리베이트 쇼핑관광도 바가지요금을 부추기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5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등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우리나라 재방문율은 37.8%에 머물러 있다.

잘 만들어진 상품을 팔기 위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을 우리 시장으로 불러들이고 이들을 만족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TV프로그램을 보면 입소문을 탄 맛집들이 찾아오는 손님들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외국인 관광객이 친절한 한국을 못 잊어서 다시 방문하고 입소문을 타 한국을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수록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경제활성화는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가까이 있는 사람은 기쁘게 하고,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오게 하라(近者說 遠者來)'고 했다. 정부는 편리한 여행을 위한 환경을 만들고 국민은 친절한 배려를 담아 외국인 관광객을 따뜻하고 진실되게 맞이하면 한국여행이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평생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남을 것이다.
이 같은 '사건'이 쌓이고 쌓이면 우리에겐 경제활성화를 가속화시키는 '선물'로 찾아올 것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문화스포츠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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