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사회책임지수, 수익률 낮고 기업도 외면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23 17:44

수정 2017.01.23 22:18

관련종목▶

거래소, 재작년말 3종 발표.. 1년간 관련상품 하나도 없어
코스피 수익에 한참 못미쳐.. 거래소도 전면 개편 추진중
중소형주 중심 특화할 계획
사회책임지수, 수익률 낮고 기업도 외면

한국거래소가 기업의 사회책임 강화를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신 사회책임지수(CSR)가 1년 넘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기업의 사회적책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데다 저조한 수익률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거래소는 연내 중소형주 중심의 새로운 사회책임지수를 개발해 발표할 계획이다.

■신 사회책임지수 활용한 상품 전무

23일 거래소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월 발표된 신 사회책임지수 시리즈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관련 상품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다.

앞서 거래소는 사회책임투자 활성화 및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유도 등을 위해 지난 2015년 신 사회책임지수 3종을 개발한 바 있다. 'KRX ESG 리더스 150'은 환경(E), 사회책임(S), 지배구조(G) 등을 모두 반영한 ESG 통합점수가 높은 상위 150종목으로 구성됐다.
'KRX 거버넌스 리더스 100'은 지배구조 점수가 높거나 과거보다 많이 상승한 100종목, 'KRX 에코 리더스 100'은 환경점수가 높거나 과거보다 많이 상승한 100종목으로 각각 이뤄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신 지수는 당시 활용도가 저조한 기존 SRI 지수를 대체하기 위해 산출기준, 지수명칭 등을 전면 개편해 새로 개발했다"면서 "모든 산업에 걸쳐 고르게 종목 선정이 가능하고, 평가결과를 더 정확하게 지수에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로 거래소는 신 지수가 연기금 등의 벤치마크지수 및 ETF 등 지수활용상품의 기초지수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이를 통해 사회책임투자 문화의 확산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안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시행 1년 1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조한 인식, 부진한 성과

이 같은 부진의 원인으로는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저조한 인식이 가장 먼저 꼽히고 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도 문제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수를 만들어도 상품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상품을 운영하는 쪽에서 마케팅을 진행해야 한다"면서 "일반투자자에게 사회책임지수가 성장성 있는 기초자산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인식이 확산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신 사회책임지수가 외면받고 있는 것은 뚜렷한 성과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처음 신 사회책임지수가 발표된 2015년 12월 21일을 기준으로 지난 20일까지 코스피200지수가 9.33%의 수익을 거뒀으나 KRX ESG 리더스 150지수는 0.75% 상승하는데 그쳤고, KRX 거버넌스 리더스 100은 오히려 3.93% 하락했다. 그나마 에코 리더스 100이 5.54%의 수익률로 체면치레를 했다.

■중소형주 중심 지수 발표

전문가들은 정부와 국회 등에서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기금, 운용사 등에서는 특정 펀드 성과의 기준이 되는 벤치마크지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거래소는 전면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포스코 등 대형주가 포함된 현재의 ESG 지수를 연내에 중소형주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사회책임투자 확대를 위해 중소형주 중심으로 사회책임지수를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면서 "중소형주 중심의 특화된 사회책임지수를 연내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