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한변리사회 오규환 회장 "변리사에 특허 침해소송 대리권 줘야 전문성 높아져"
한국은 오직 변호사에게만 특허소송 맡기도록 돼있어
향후 법률 경쟁력 악화 우려.. 증거 추가.특허청 등록 등 변리사-변호사 단체간 갈등
활동영역 확실히 구분돼야
특허 침해소송 중 가장 유명사례는 삼성전자와 애플간 소송이 손꼽힌다. 3, 4차 산업의 활성화와 글로벌 시장의 확대로 이같은 특허 침해소송이 고도화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특허 전문가인 변리사 대신 오직 변호사에게만 특허 침해소송을 맡기도록 하면서 향후 경쟁력 악화가 우려된다.
대한변리사회 오규환 회장은 최근 서울 서초동 변리사회관에서 본지와 가진 대담에서 "특허 전문성을 지닌 변리사들이 특허 침해소송 대리인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의뢰인에게 특허출원 단계부터 특허 침해소송까지 '원스톱'으로 특허 법률서비스가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이미 로펌 내부적으로는 변호사들이 특허 침해소송의 실무작업에서 변리사들의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게 공공연한 현실이라고 오 회장은 귀띔했다. 그는 "변리사법 제 8조에 변리사는 소송 대리인이 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지만, 법원은 특허 침해소송에 대해 변리사의 법률 대리인 업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12일 변리사회에 따르면 변리사가 변호사와 함께 특허 침해소송 공동 대리를 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국회에 최근 상정됐다. 김병관 의원(더불어민주당), 주광덕 의원(새누리당)이 관련법안을 상정해 국회에서 법안 통과 논의가 진행중이다.
오 회장은 "특허 전문성이 적은 변호사에게만 특허 침해소송 대리인 자격을 주는 것보다는 변리사에게도 소송 대리인 자격을 주는 것이 더 전문적인 특허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웃 일본의 경우 변리사에게 특허 침해소송 대리권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리사-변호사 단체간 갈등 최고조
변호사들과 변리사들간의 특허소송 갈등은 특허법원에 증거 추가 제출 허용여부를 두고서도 벌어지고 있다.
오 회장은 "일본은 특허를 무효 시키기 위한 증거를 심판원에 모두 제출해야 한다. 고등법원에 추가 제출을 못한다"면서 "그렇지만 한국은 새로운 증거를 고등법원인 특허법원에도 제출하도록 해, 사실상 무제한 주의를 채택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특허청은 일본과 유사하게 모든 증거나 주장을 심판원에서만 하고 특허법원에선 추가로 제출하지 않도록 하는 캠페인을 2년전에 했다. 이에 반대하는 변호사들은 특허심판 전치주의를 주장했다. 오히려 불필요한 특허심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특허법원에 가도록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10여년간 변리사와 변호사 단체간 갈등은 최근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해 초 변호사 출신 변리사들이 결성한 대한특허변호사회가 본격 활동을 하면서 더욱 갈등이 심해졌다.
갈등속에서 변리사회는 김승열 전 대한특허변호사회장을 지난달 변리사회 회원에서 제명했다. "대한변리사회가 변리사들의 실무 수습교육을 할 자격이 없다"는 등의 언급을 한데 따른 조치라는 게 오 회장의 설명이다. 그러자 황용환 전 대한변호사협회 사무총장은 오 회장을 최근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변호사 출신 변리사 '장롱 면허' 심각
변리사와 변호사간 세력 다툼은 특허청 등록인원 경쟁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난해 특허청에 등록한 변리사는 총 9085명에 달했다. 이중 변호사 출신 변리사는 5538명으로 과반수를 훌쩍 넘겼지만 개업자는 단 682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개업하지 않은 4856명에 달하는 변호사 출신 변리사는 '장롱 면허'를 유지한 셈이다.
오 회장은 "변호사가 변리사로 특허청에 등록한 이후 변리사회 가입까지 해야 한다. 특허청에 등록만하면 일단 변리사로 활동은 가능하지만 변리사법 위반이 된다"면서 "변호사 출신 변리사중 3875명은 의무 가입을 규정한 변리사법마저 위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변호사 출신 변리사 대부분은 특허사무소 개업을 하지 않고 있다.
향후 변리사회와 변호사 출신 변리사들간 대립 여지는 더 커지고 있다.
오 회장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한해에 1600명 이상이 배출되고 있다. 향후 객관적 검증을 받지 않는 변리사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오 회장은 "올해 사법시험이 마지막으로 치러지고 내년부터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만 배출된다"면서 "변호사들이 부동산 중계 업무 영역까지 들어오고 있다"면서 "변호사 출신들의 변리사 영역 진출이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세계적으로 한국과 일본만 변호사의 변리사 자동 취득제를 시행중이다. 다만 변리사법이 개정되면서 변호사들도 실무수습 받아야 변리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허청은 지난해 12월부터 대전 국제지식재산연수원에서 변리사 교육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경수 기자
대한변리사회 오규환 회장 ■약력 △전주고 △서울대 공업화학과 학사, 석사 △일본 도쿄대 법학석사 △미국 코넬대 로스쿨 졸업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변호사 △제 30회 변리사 시험 합격 △대한변리사회 상임이사(2012~2014) △한국국제지식재산보호협회(AIPPI 코리아) 부회장 △대한변리사회 부회장.대변인(2014~2016) △39대 대한변리사회장(현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