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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4차 산업혁명, 일자리는 어찌 될까?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16 17:21

수정 2017.02.16 17:21

[여의나루] 4차 산업혁명, 일자리는 어찌 될까?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있다. 산업혁명은 기술혁명에 의해 추동된다. 그리고 기술혁명은 일자리의 양과 질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온다. 1~3차 산업혁명은 그 시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일자리의 양을 늘렸고 소득을 높였다. 물론 기술혁명에 따른 구산업의 쇠퇴와 신산업의 등장으로 인해 일자리의 구조적 변화가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실업의 고통을 경험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까. 일부 예측가들은 4차 산업혁명도 결국 일자리의 양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일의 성격과 내용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자동화와 로봇의 사용은 사람으로 하여금 단순반복적인 노동을 줄여주고 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하게 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훨씬 많은 미래예측가들은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를 크게 감소시킬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해 1월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진전에 따라 2020년까지 세계 주요 15개국에서 500여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WEF의 일자리 감소 전망은 그 전조에 불과하다. 프레이와 오즈번은 702개 직종에 대해 분석한 결과 향후 20년 내에 컴퓨터에 의해 대체될 위험이 큰 고위험 직종이 전체의 47%에 달한다고 했다. 독일의 베텔스만재단은 '2050 노동의 미래' 보고서에서 현재 약 6% 수준인 전 세계 평균실업률이 2050년 24%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컴퓨터나 로봇에 의해 대체되는 직종은 비단 제조업 생산직과 사무행정직에 국한되지 않는다. 변호사, 의사, 회계사, 세무사, 디자이너, 통역, 기사작성 등 전문직과 유통, 물류 등 서비스직의 많은 부분도 기계가 사람을 대체할 것이다. 또한 중간관리 직업군이 실종될 것이라는 예측이 일반적이다. 그리하여 전략적 경영의사결정을 하는 고위 경영층과 방문고객서비스를 하는 저임금 직업군이 살아남는 직업군의 양극화가 일어나서 중간 직급이 텅 비어버리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앞으로 잦은 직장과 직업 변경이 불가피하고, 따라서 생애 수많은 직업을 경험하는 패치워크 커리어(patch-work career)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이 꿈의 직장에 입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 직장에서 평생 일하는 관행은 사라질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충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선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가는 신기술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신산업에서 다른 나라보다 앞서야 한다. 그리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첨단 고급 일자리를 선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개혁이 시급하다. 특히 소프트웨어 인력을 대대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그리고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업이 활성화되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 우수한 인력이 신기술 창업으로 몰려오도록 병역 혜택 등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기술의 변화주기가 급속하게 짧아지므로 평생교육을 일상화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만으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일자리 감소 충격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기술혁명이 일자리의 급격한 감소를 초래하지 않도록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것에 성공한다면 4차 산업혁명이 토머스 모어가 600년 전에 꿈꾼 하루 6시간 노동 사회, 유토피아를 현실세계에서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이원덕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객원교수·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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