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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걷겠다...기업 "자율기부?"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우여곡절 끝에 30일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운영본부' 출범  

정부가 우여곡절 끝에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운영본부'를 출범한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로 인해 농어업 분야가 받는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정부가 민간기업으로부터 기금 1조원을 조성해 이들의 교육·복지 분야에 사용한다는 안이다.

그러나 앞서 최순실 게이트에서 불거진 기업의 과도한 '준조세' 논란이 거세지면서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정부의 이런 요구에 부응할 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는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운영 전담조직인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운영본부'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내 설치돼 30일 키콕스벤처센터에서 출범식을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출범식에는 정부, 국회, 협력재단, 운영위원회 위원 등 30여명이 참석한다.

■정부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모금 준비 완료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은 지난 2015년 11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여야정 합의에 따라 농어업·농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민간기업 등과의 상생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이 결정됐다. 목표액은 연간 1000억원으로 민간기업 출연금으로 조성해 10년 간 1조원을 마련한다. 목표액 미달 시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해야한다.

기금을 출연한 민간기업에게는 출연금의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인센티브'를 준다. 이 같은 내용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조세특례제한법' 등 3개 법률이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해 올해 1월부터 시행됐다.

상생기금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을 통해 운영된다. 앞서 재단 내에는 기금 사업과 재원을 전담 관리·운영하는 상생기금 운영본부와 상생기금 관리·운영의 중요사항을 결정하는 운영위원회(농어업계·기업계·공익대표·정부로 구성)가 신설됐다.

상생기금은 지역 간 형평을 고려해 사용되는 것이 원칙이며 △농어업인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장학사업 △의료서비스 확충, 문화생활의 증진 등 농어촌주민의 복지 증진에 관한 사업 △농어촌 지역 개발 및 활성화 사업 △민간기업과 농어촌·농어업인 간 이익 증진을 위한 공동협력사업 △농·수협 상품권 사업 등에 사용되도록 법으로 규정돼있다.

정부 관계자는 "향후 협력재단을 중심으로 민간기업 등의 농어촌 공헌 활동을 체계화해 상생협력 문화가 사회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뒷받침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또 하나의 준조세?
그러나 정부의 계획대로 상생협력기금이 제대로 모금될 지 장담하기 어렵다. 물론 출연금의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인센티브'가 있긴 하지만, 득실을 따져볼 때 기업 입장에선 기금을 안 내는 편이 더 이득이다. 가뜩이나 기업의 '준조세' 부담이 적지 않다는 비판이 거센 상황 속에 굳이 기금을 낼 이유도 없다.

실제 한 대기업 임원은 "'기업은 부자'라는 등식을 갖고 상대적으로 저항이 적은 기업에 부담만 지우고 있다"며 "가뜩이나 사업하기 어려운데 법인세, 준조세 부담이 늘면 그만큼 고용과 투자를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며 이번 상생기금에 대해 볼멘소리를 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 역시 "다른 기업들의 동향을 파악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이 준조세의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FTA로 인해 농어업 분야에 피해가 있다면 정부가 나서야지 애먼 기업에 부담을 줘선 안된다는 설명이다. 오정근 건국대학교 특임교수는 "정부가 농업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기업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는 대책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농업계에서도 한 달여간 농어촌상생기금 출연기업이 없다는 점, 농어촌상생기금은 물론 여타 상생기금도 모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농어촌상생기금이 제 때 모이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흘러 나오고 있다는 상황이다.

[email protected]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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