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변리사, 특허침해소송 공동대리 개정안 '충돌'..."의뢰인 위한 타협 필요"
“헌법, 행정소송법까지 알아야 특허침해소송을 변리사가 대리할 수 있다”<변호사 업계>
“특허침해소송과 거의 유사한 특허심결취소소송을 변리사들이 수십년째 대리해도 문제가 없었다. 헌법 지식까지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변리사 업계>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와 변호사 공동대리를 위한 변리사법 개정 토론회가 열렸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 3일 홍익표, 이채익, 김병관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대한변리사회가 주관하는 '특허침해소송과 관련된 변리사법 개정' 토론회가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대한변리사회와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추천한 발표자들이 나와서 양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단국대 손승우 교수는 "변리사법 개정안의 추진배경과 해외사례'에 대해 발표하고 글로벌 추세는 변호사와 변리사간 협업을 중요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일본, 독일, 영국, 유럽연합(EU)에서 변호사와 변리사가 협업하는 법률서비스 문화가 구축됐다"고 말했다. 다만 변리사의 공동소송을 위해서 법률 전문성 강화를 위한 신뢰성 높은 조치가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변리사들에게 3년 이상의 경력, 소송 교육과정 이수, 6개월 실무수습 등을 통해 법률 전문성을 갖추도록 하고, 개별대리를 규정하고 있는 민사소송법 제 87조 및 제 93조 제2항에 대한 개정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변호사업계를 대표하는 전남대 최환주 교수, 법무법인 위민 손보인 변호사는 변리사의 특허 침해소송 대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최 교수는 "과연 변리사에게 공동대리를 인정하지 않아서 큰 피해가 발생한 구체적인 사유가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면서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줄 경우 세무사, 노무사도 소송대리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변리사들이 특허침해소송 대리를 위해선 헌법, 상법 등에 대한 기본 소양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손보인 변호사는 "변리사들이 특허침해소송 등을 대리하기 위해선 다수의 특허권자인 주식회사에 관련된 상법을 알아야 하고, 특허법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국제조약에 관련된 헌법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면서 "또한 분쟁과 갈등의 해결에 있어선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행정소송법, 헌법재판소법에 대한 소양도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공동소송에 찬성하는 변리사업계와 민간 기업측에선 변호사업계의 주장과 다른 입장을 보였다.
특히 변호사들은 변리사 시험을 치지 않아도 일정 기간 특허청 연수만 마치면 자동적으로 변리사를 취득한다. 그럼에도 변리사들에게는 오히려 헌법적 지식까지 요구하면서 비난이 예상된다.
특허법인 MAPS의 조욱제 변리사는 "변호사측에서 변리사 자격문제를 언급하고 있지만, 이미 변리사는 소송대리권을 확보중이다. 심결취소송을 지난 17년간 아무런 문제를 없이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결취소소송은 특허의 무효, 침해 등을 다루고 있으며 침해소송의 쟁점과 거의 동일하다. 침해소송의 대리역할이 이미 심결취소소송에서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의 경우 로펌에 의뢰해 원스톱 서비스를 받고 있고 로펌 내부적으로 변리사와 변호사가 팀을 이뤄서 사실상 공동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은 비용문제 때문에 변리사, 변호사 중에서 선택해야 하고, 이 경우 변호사를 찾아가면 변리사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거나 박탈된다”고 조 변리사는 주장했다.
변호사와 변리사들이 소비자인 기업이나 국민의 입장에서 변리사법 개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라비티 법무오피스팀 조천권 부장은 "변호사와 변리사들의 상대방의 약점만 부각시키는 양측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그는 이어 "양측의 강점을 부각시킨 뒤 협력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과 국민들을 위한 소비자들을 위한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허청 서태관 사무관도 "수요자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시장에선 변호사, 변리사 공동대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가천대 박방주 교수는 "공동대리 사안을 지난 17대 국회부터 지켜봐왔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제자리다. 반면 해외에선 바뀌고 있다"며 새로운 대안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변리사법 개정안을 발의한 김병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토론 마지막까지 자리를 함께 하면서 변호사와 변리사가 아닌 수요자 입장에서 법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공동 대리권을 부여하자는 취지에서 법안을 발의를 했지만 공동대리를 강제하는 것이 아니며, 의뢰인인 소비자가 선택을 하도록 하자는 취지로 법안을 발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