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구의 소비자경제]

자본시장이 스타트업 젖줄돼야

며칠 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자본시장 대응전략'을 주제로 한 콘퍼런스가 코스콤 주최로 개최돼 금융투자업계, 학계 및 정보기술(IT) 업체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해 소프트웨어(SW) 중심 시대의 4차 산업혁명이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과 대응전략 등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콘퍼런스에서 자본시장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즉 자본시장이 벤처기업 성장을 위한 인큐베이팅 시스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조연설에서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은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자본시장은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의 자금조달 창구가 돼야 하며, 이를 통해 스타트업시장(KSM)에서 코넥스, 코스닥으로 이어지는 벤처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공동 IT 인프라를 책임지고 있는 코스콤이 주최한 회의였던 만큼 관심은 주로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등장하는 각종 IT기술과 자본시장의 접목이 주요 주제가 될 수밖에 없었겠지만 스타트업을 지원할 자본시장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제까지 4차 산업혁명이나 핀테크를 논하면서 주로 신기술 등장에 따른 금융 혹은 자본시장의 변화에 대해 주로 이야기할 뿐 그 시장을 이용하는 사업자나 투자자와의 협력에 관한 것은 소홀하게 취급해 왔다.

우리 자본시장은 2005년 기존의 증권거래소, 선물거래소, 코스닥 등이 통합돼 설립된 한국거래소에 의해 독점 운영되고 있고, 2013년 코스닥 상장 전의 기업을 위해 설립된 코넥스나 벤처 발굴을 위해 2016년 개장한 스타트업 시장까지도 모두 한국거래소에 의해 운영된다.

유가증권 시장은 독점 운영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최근 미국이나 일본의 대형 거래소들의 합병·통합 경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독점이 예외적이고 외국에서는 아직도 다수의 지방거래소들이 운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자본시장은 상품시장으로 말하자면 백화점, 대형 할인마트, 편의점 등이 있는데 모두 같은 회사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것과 같다.
증권시장의 독점 운영은 소규모 벤처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기회를 얻기 힘들게 한다.

그런 면에서 2014년 비상장주식 거래의 장이던 프리보드마켓의 활성화 조치를 취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상장 직전의 대형기업 위주로 거래되고 있음은 아쉬운 점이다. 따라서 벤처에 대한 정부 지원을 강조하기보다 상장시장에 경쟁을 도입하고 비상장시장에서 투자자를 위한 정보의 검증이나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것이 벤처에 대한 자본시장의 지원을 원활하게 하는 길이 될 것이다.

yisg@fnnews.com 이성구 fn소비자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