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단지 이주에 전세시장 요동

강남권 재건축 이주 수요 올해만 1만9626가구 달해
인접 전세가격 매달 수천만원씩 오르고 전세도 없어

둔촌주공아파트 전경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서 개포동 주공과 둔촌동 주공 등 대규모 재건축단지가 본격적으로 이주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강남권 전세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 일대는 물론 주변지역까지 전세 물건이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전셋값도 크게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일대 전세가격이 높아지면 향후 매매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재건축 이주發 '전세 품귀'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이주 수요는 올해만 1만9626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에서는 개포동 주공1 .4단지(7880가구)와 청담동 삼익아파트(888가구), 삼성동 상아2차(480가구)가 연내 이주를 계획 중이다. 서초구에서는 잠원동 우성아파트(408가구), 반포동 삼호가든3차(424가구), 방배동 경남아파트(450가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1074가구)의 이주가 시작됐거나 예정돼 있다. 강동구는 둔촌주공(5930가구), 고덕주공 6단지(880가구) 등이다.

이주가 예정되면서 해당지역에서 거주하던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주변 지역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이에따라 이들 단지와 인접한 지역의 전세가격은 매달 수천만원씩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주가 시작된 반포동 삼호가든3차와 서초동 무지개 아파트 인근 단지인 반포리체 59㎡의 경우 1월에는 7억5000~8억원, 2월에는 8억~8억1000만원, 3월에는 8억2000~3000만원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반포에 위치한 A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의 경우 내놓자마자 나가고 있다"면서 "최고가로 올려놓아도 수요가 많아 금세 계약이 되고 있기 때문에 전세가격의 고점이 연일 경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오는 7월 이주를 시작하는 둔촌주공의 경우 이주물량이 5930가구나 되는 탓에 인근지역 전세시장 사정은 더욱 좋지않다. 둔촌동에 위치한 B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미리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전세시세가 벌써 많게는 1억원 정도 오른 곳도 있다"고 말했다.

■집값 향방에 또 다른 변수되나

강남권발 전세 품귀현상은 주택시장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수요가 공급에 미치지 못해 집값이 상승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재건축으로 인한 수요는 많지만 서울 지역의 경우 공급물량이 줄어들고 있어 집값이 들썩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은 택지지구 등 대규모 아파트 공급은 중단됐고 신규 아파트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만 공급이 진행되고 있다. 실제 서울의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6331건으로 2009~2016년 연평균(2만8777건)보다 8.5% 적다. 또 최근 10년간 연평균 입주물량인 3만2364가구보다 19% 감소한 수치다. 내년 입주 예정분도 3만3999가구로 많지않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강남지역의 경우 재건축 예정 아파트라도 전세값이 싸지 않아 매매가격과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매매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과거 대치동 같은 경우 이주자의 90% 이상이 전세 세입자 였지만 반포나 둔촌동 같은 경우 집주인이 거주하는 곳도 많은편이라서 매매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 본부장은 "일시적으로 전세로 들어갈 곳이 없거나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큰차이가 없으면 전세 품귀 상황에서 매매 수요가 늘 수 있다"면서 "또 강남에 사는 사람들은 직장이나 학군 때문에 다른지역으로 벗어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이주가 생기게 되면 전세가격이 오르고 매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변 빌라나 인접한 외곽지역으로 움직일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