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이색 이벤트로 변호사 소속감 강화
율촌, 월간 정기 모임 기획 각종 소식 공유 함께 담소
광장, 자체 합창단 만들고 유니세프 자선행사도 참여
세종, 매달 마지막 수요일 전직원이 모여 남산 산책
영입.이직 많아 충성도 중요 의뢰인에 서비스 향상 도움
기업에 비해 보수적 색채가 짙은 국내 로펌업계가 저마다 이색적인 이벤트를 통해 소속 변호사들의 소속감 강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변호사들의 영입과 이직이 활발히 이뤄지는 법률시장 특성상 이런 이벤트는 유대감을 높여 소속 법무법인에 대한 충성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변호사들의 높은 충성도는 의뢰인들에 대한 서비스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로펌의 주요 경영전략으로 자리잡아가는 추세다.
■중국여행.입학식…매달 새 테마로 소통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율촌은 직원들간 소통을 통한 유대감 강화를 위해 지난 2월 '월간 율촌'이라고 이름붙여 한시적 모임이 아닌 정기적 모임을 기획했다. 월간 율촌은 수상 소식이나 인물 동정, 주요 실적 등 한달간 있었던 소식을 공유하고 음식과 음악, 담소를 통해 휴식과 소통을 하는 자리다.
'잘 놀고 잘 쉬어야 행복해진다'는 콘셉트로 매달 두번째 월요일 오후 5시 사내카페 여율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로펌이란 생소한 공간에 첫 발을 디딘 신입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소개 시간도 마련했다. 직원들과 교류를 통해 낯선 사내 문화를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게 율촌 측 설명이다.
월간 율촌의 가장 큰 특징은 매달 테마를 달리 한다는 것이다. 첫 달에는 중국 여행을 테마로 진행됐다. 행사장 입구에는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토존을 마련, 중국 영화 포스터가 분위기를 띄웠다. 음식도 중국풍으로 준비돼 코와 입을 사로잡았다.
지난 3월 두번째 열린 행사에서는 입학 시즌에 걸맞게 '옛 입학식'을 테마로 행사를 진행했다. 포토존에는 입학식 현수막이 걸려 있는 교문 사진이 걸려 있어 실제 입학하는 기분이 들게 했고 1970~1980년대 영상과 행사장 곳곳에 펼쳐진 각종 소품이 추억을 불러 일으켰다. 떡볶이, 핫도그, 뽑기 등 분식과 스낵을 준비하는 등 디테일에도 세심한 신경을 썼다. 행사에 참석한 A변호사는 "테마가 있어 즐기는 재미가 있다"며 "평소에 보기 힘든 다른 팀 동료들도 만날 수 있어 소통하는 기회가 된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우창록 율촌 대표변호사는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이지만 한숨 돌릴 때는 가락을 즐기고 함께 하는 율촌가족이 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월간율촌을 열고 있다"며 "둘째주 월요일 오후 5시에는 하던 일을 멈추고 함께 모일 수 있는 율촌만의 문화로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합창단, 산책 통해 유대감 증진
광장은 2015년부터 매년 1회 구성원들 모두 유니세프가 펼치는 '아우인형' 만들기 행사에 참여중이다. 아우 인형은 '내 동생'이라는 뜻으로, 어린이 생명을 상징하는 아우 인형을 직접 만들거나 입양하면 한 어린이에게 6가지 예방접종을 해주고 말라리아 모기장을 보내주는 활동이다.
광장은 아울러 2003년 창단된 자체 합창단(레가토 합창단)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제고하고 구성원들의 소속감과 유대감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레가토 합창단은 합창단원은 물론, 피아노.바이올린.비올라 연주자까지 모두 내부 구성원으로 채운 로펌 유일의 합창단이다. 사내 공연 외에도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각종 자선공연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광장 관계자는 "아우인형 행사는 해마다 참가신청이 일찍 마감되는 인기 있는 사내행사로, 향후 연간 2~3차례로 횟수를 늘리는 것도 검토중"이라며 "합창단은 변호사와 직원 등 다양한 사내 구성원이 노래를 매개체로 단합을 이뤄 화음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유대감 증진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중구 회현동에 본사가 있는 법무법인 세종은 남산자락에 있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2012년부터 매달 전 직원 소통 행사에 나서고 있다. '마지막 수요일 모임'이란 의미의 '마수회(회장 윤재윤 대표변호사)'를 통해 매달 마지막 수요일 저녁 6시 직원들이 모여 2시간 가량 가볍게 남산을 산책하고 때로는 가볍게 막걸리를 기울이며 회사생활의 고충을 나눈다. 팍팍한 로펌 생활에서는 상상하기 쉽지 않은 모임이다.
업무 강도가 높은 직업 특성상 특별히 거창한 행사보다는 되레 이런 가벼운 모임이 부담 없고 편해 서로 진솔하게 소통하기에 좋다는 평가다. 지난해 입사한 임한결 변호사는 "자주 보기도 힘들고 때로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다른 팀의 변호사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다"며 "일하다 보면 동기들과도 자주 보기 어렵고 다른 팀이라면 더욱 그랬는데 마수회 모임이 서로 모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법률시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내부결속을 통한 로펌 경쟁력 강화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직원들 소속감을 높이고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이끌어내려는 다양한 노력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조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