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체 사들인 사모펀드들, 줄줄이 투자금 회수 시작
한앤컴퍼니, 쌍용양회에 대한시멘트 지분 전량 매각
한라 인수한 베어링PEA도 대출금 90% 차환 마쳐
국내 시멘트업체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했던 사모펀드(PE)들이 최근 투자금을 본격적으로 회수하기 시작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에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대한시멘트의 지분 100%를 2650억원에 매각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 2012년 1호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확보한 자금 등으로 대한시멘트를 인수한 바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한앤컴퍼니와 쌍용양회, 대한시멘트의 관계다. 한앤컴퍼니는 두 시멘트 업체의 대주주였다. 지난해에는 2호 펀드를 통해 쌍용시멘트를 인수했다. 업계는 한앤컴퍼니의 대한시멘트 매각에 과거 투자한 기업에서 엑시트(투자금 회수)하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대한시멘트로부터 1500억원의 현금배당을 받기도 했다. 이는 전년 대한시멘트 배당규모 145억원에 비해 10배 이상 많은 규모다. 2014년 배당규모는 140억원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시멘트에 투자한 지 5년이 된 한앤컴퍼니 입장에서 국내 건설업계가 정점을 찍은 올해가 엑시트를 위한 적기였다"며 "쌍용양회도 대한시멘트 인수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이 됐다"고 설명했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대한시멘트를 비싸게 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주당 가격 등 단편적인 시각으로만 봐선 안 된다. 내부에서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인수했다고 본다"면서 "슬래그시멘트를 생산하는 대한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쌍용양회는 시멘트 전문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 한라시멘트를 인수한 사모펀드 베어링PEA도 지난 달 투자금 회수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베어링PEA는 인수할 때 조달받은 2800억원 규모의 대출금을 성공적으로 차환했다. 차환은 이미 발행된 채권을 새로 발행된 채권으로 상환하는 것을 말한다. 베어링 PEA는 지난달 은행권으로부터 만기가 5년인 중기대출을 받아, 지난해 발행한 만기 1년짜리 단기대출을 상환했다. 베어링PEA는 이달 말 2000억 원을 추가 조달할 예정이다. 베어링PEA는 한라시멘트 지분 인수에 3000억원 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어링PEA는 한라시멘트의 지배구조도 단순화했다. 한라시멘트의 지배기업인 특수목적법인(SPC) '라코'와 한라시멘트는 합병을 지난달 공식화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수 당시 베어링PEA와 글랜우드PE가 함께 인수했지만 글랜우드는 이미 손을 털고 나갔다"며 "계속 베어링이 한라시멘트를 운영할 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한라시멘트 관계자는 "베어링PEA의 인수금 차환이나 라코와의 합병은 인수 과정에서 생기는 형식적인 것일 뿐 한라시멘트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며 "오히려 경영 효율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한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