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프랜차이즈 공화국
프랜차이즈(franchise)는 '자유를 준다'는 뜻의 프랑스어 '프랑(franc)'에서 왔다. 중세 가톨릭교회가 세금을 징수하는 관리인에게 일정한 몫을 떼주고 나머지를 교황에게 납부했던 것에서 유래했다.
프랜차이즈는 1860년대 미국에서 나온 재봉틀 '싱어미싱'이 시초다. 이 기계를 만든 아이작 싱어가 전국 딜러들에게 판매를 맡기면서 가맹업의 개념이 생겼다. 전성기는 외식업이 이끌었다. 1925년 아이스크림 업체 하워드 존슨은 외식업 최초로 프랜차이즈에 뛰어들었다. 1950년대 미국 고속도로 시스템이 완성되면서 프랜차이즈산업은 날개를 달았다. 1952년에는 패스트푸드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 1955년에는 맥도널드가 나왔다. 3년 뒤에는 피자헛까지 가세했다.
국내에서는 1977년 문을 연 림스치킨이 최초다. 1979년엔 롯데리아와 커피전문점 난다랑이 뒤를 이었다. 이후 이랜드를 비롯해 다양한 의류 전문체인이 등장했다. 국수.커피 사업도 빠른 속도로 프랜차이즈화했다. 1990년대에는 피자, 2000년대에는 커피시장도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주도하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가 작년 8.9% 늘면서 5000개를 넘어섰다. 가맹점도 22만개(2015년) 가까이 된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프랜차이즈가 자영업자의 무덤이라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브랜드를 10년 이상 유지한 곳은 12.6%에 그친 반면 67.5%는 생긴 지 5년 안쪽이다. 하루 평균 114개의 가맹점이 생기지만 절반이 넘는 66개가 문을 닫는다. 갈수록 수익구조가 나빠져서다. 그러니 본사와 가맹점 간 다툼만 늘어난다. 분쟁건수가 1년 새 50% 넘게 증가했다.
150년의 프랜차이즈 역사를 가진 미국도 한국의 사례를 일찌감치 겪었다. 1980년대 들어서야 본부와 가맹점의 이해관계를 비교적 공평하게 보호하는 계약 모델이 등장했다. 납품업체를 복수로 선정해 불공정 시비를 없애고 물류마진에 의존하는 본사의 수익구조도 로열티 위주로 바꿨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0일 "공정위는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민원처리 기관이 아니다. 민원이 빈번한 분야를 골라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문제다.
[email protected] 강문순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