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부동산 대책 무색한 서울·수도권 분양 열기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0 19:12

수정 2017.09.10 19:12

투기지역.과열지구 내 공급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등 시세보다 낮게 분양가 책정
당첨만 되면 웃돈 수억원 '로또 청약'에 관심 쏠려
삼성물산이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갤러리에서 개관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견본주택에 방문객들이 내부 관람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삼성물산이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갤러리에서 개관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견본주택에 방문객들이 내부 관람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정부가 주택시장 이상과열을 식히기 위해 8.2 부동산대책에 이어 9.5 후속 대책까지 잇따라 발표했지만, 서울 강남과 수도권 신규 분양시장의 분양열기가 좀체 식을줄 모르고 있다.

특히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된 서울 강남구에 공급되는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는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게 책정돼 '로또 아파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오픈 시간 전부터 방문객들이 대거 몰렸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서울 서초구에서 분양된 신반포 센트럴자이가 1순위청약에서 최고 51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강남을 벗어난 지역의 견본주택 분위기는 비슷하다.
지난 주말 서울 구로구 항동과 중랑구 면목동 등에서 공급된 한양수자인도 견본주택을 열기도 전에 예비청약자들이 몰리면서 긴 줄이 생겼다.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로또 청약' 기대하는 방문객으로 '북적'

10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지난 8일 분양을 시작한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견본주택에는 주말까지 사흘간 총 1만5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견본주택에는 20대 젊은 부부부터 아이와 함께 온 30~40대 부부, 50~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들이 찾아와 내부 유니트를 둘러봤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한 60대 방문객은 "올해 개포동에서 브랜드 신규단지가 공급된다고 해 (견본주택에) 왔다"면서 "단지 앞에 달터공원이 있어서 살기 쾌적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장기간 강남구 개포동에 거주했거나 강남권에서 생활하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고 삼성물산측은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작년에 분양한 개포동 재건축 단지들의 성적이 좋다보니 '개포동은 된다'는 인식이 (수요자들 사이에서) 큰 것 같다"면서 "이미 개포동에서는 재건축이 붐이라 정부의 집중 규제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했다.

예상보다 낮은 분양가로 '로또 청약'을 기대하고 온 방문객도 눈에 띄었다.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4160만원(HUG 기준)으로, 당초 예상된 분양가인 4500만~4600만원보다 400만원 가량 낮다. 전용112㎡는 16억8300만~18억9600만원 선이다.

지난해 분양한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단지인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전용 106㎡ 분양권이 19억3200만~20억3461만원(지난 7월)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주변 시세 보다 2억원이나 저렴한 수준이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70대 방문객은 "생각했던 것보다 분양가가 낮게 나왔다는 기사를 보고 더 관심이 생겼다"면서 "청약 당첨이 되기만 하면 수억원의 웃돈이 형성되니까 무조건 (청약을) 넣고 봐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8.2대책에 따라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삼성물산은 시중은행과 시공사 보증으로 중도금 대출을 알선하는 등의 계약을 추진중이지만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1일 분양한 '신반포센트럴자이'의 경우 시공사인 GS건설은 시공사 보증으로 중도금 40% 대출을 알선한 바 있다.

■대출규제 강화에도 서울 신규 분양 단지 '뜨거운 관심'

같은 날 문을 연 서울 중랑구 면목동 한양수자인사가정파크와 구로구 항동 한양수자인와이즈파크 견본주택에도 방문객들이 대거 몰렸다. 지난 8일부터 주말까지 사흘간 한양수자인사가정파크와 한양수자인와이즈파크에는 각각 2만3000여명과 1만9000여명의 방문객들이 다녀갔다.

한양수자인와이즈파크 분양 관계자는 "그간 서울 구로구에 신규 아파트 공급이 적었던데다, 공공택지지구이다보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게 책정된 게 수요자들의 눈길을 끈 것 같다"면서 "경기도 광명이나 부천에서 출퇴근이 편해, 이 일대서 움직이는 신혼부부들의 문의가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도권에서도 식지 않는 '청약 열기'

경기도 김포시와 남양주시 등 수도권 신규 분양 단지에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김포는 8.2대책과 9.5후속 대책 규제망에서 모두 벗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이 완화 적용돼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들이 견본주택을 찾았다.

김포시 장기동 김포한강신도시호반베르디움6차 견본주택에는 지난8일부터 사흘간 총 1만20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지 분양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 때문에 분위기가 좀 가라앉기는 했지만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 조정지역이 아니다보니 방문객들이 많았다"면서 "여의도나 광화문 출퇴근이 편한데다 분양가도 1000만원대로 저렴하다보니 30~40대 젊은 부부들이 견본주택에 많이 왔다"고 설명했다.

김포시 걸포동에 공급되는 한강메트로자이2차에도 주말까지 1만7000여명의 방문객이 견본주택을 다녀갔다.


남양주시 다산자이 아이비플레이스 관계자도 "다산진건지구의 마지막 민간분양인데다 아파트 이자 후불제, 중도금 무이자(오피스텔) 등이 적용돼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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