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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집단분쟁조정 늑장처리.. 할지 말지 결정에 10개월 걸려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국소비자원이 '집단 소비자 분쟁'을 접수받아 개시 여부를 늑장 결정하는 바람에 또다른 소비자 피해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비자원이 최근 4년간 집단소비자 분쟁 조정을 개시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데에만 평균 10개월 가량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분쟁 건은 최장 2년4개월을 끌다가 소비자원이 개시 불가 결정을 내린 사례도 있었다.

소비자원의 분쟁조정 개시 여부 결정되기 전까지 분쟁 조정 신청자들은 소송 등 다른 구제 방안을 사용할 수 없어 또다른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최운열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4년 동안 집단분쟁조정 신청을 접수(총 28건) 받아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데 평균 301.2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부터 4년간 접수된 28건 중, 개시불가는 17건, 개시는 6건, 처리중지는 5건이었다.

집단 소비자분쟁 조정은 다수의 소비자와 사업자 사이에 발생한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6년 소비자기본법 개정으로 도입된 제도다.

소비자기본법에 의하면 집단분쟁조정이 접수되고 그 절차가 개시되면 30일 이내에 조정절차를 종료해야 한다. 그러나 개시 여부가 조정위원회에 달려 있어 법 취지와 달리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데까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는 일반 분쟁조정절차와 달리 집단분쟁조정절차 개시 기한이 법에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 의원 측은 "소비자원의 미진한 분쟁조정 처리 절차는 또 다른 소비자 피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한 소비자는 소비자원의 조정 결과가 나오기 전에 다른 분쟁조정기구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의원 측은 소비자원이 최장 2년 4개월이 넘도록 개시 여부조차 결정하지 않아 소비자의 피해구제 기회를 박탈한 사례를 들었다. 지난 2014년 7월 KT 개인정보유출에 따른 분쟁조정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분쟁조정 신청 이후 약 2년4개월(872일)이 지나서야 개시 불가가 결정됐다. 또 같은 해 3월 한화건설이 시공한 아파트 분양 허위광고에 관한 건은 636일이 지난 뒤 역시 개시 불가로 결정됐다. 2013년 5월 CJ CGV의 영화관 멤버십 포인트 소멸 건 역시 552일이 지난 뒤 개시 불가로 결정, 관련 절차가 종료됐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해당 사건이 행정과 민사소송이 제기된 경우 소송 동향 파악, 현장조사, 관계부처 및 전문가 자문 의뢰 등의 이유로 결정까지 장기간 소요됐다는 입장이다.

[email protected]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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