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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포커스] 10년째 방치된 온라인 암표매매.. 손 놓은 경찰, 제 자리 법률

신민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암표매매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지만 온라인 거래는 사실상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지난 22일부터 한국시리즈 입장권 예매가 시작된 뒤 다양한 경로로 되팔기가 성행하고 있다. 실제 25일 국내 최대 중고물품 거래 카페인 중고나라에선 한국시리즈 입장권을 판매한다는 게시 글이 수백 건 이상 게재됐다.

특히 온라인 티켓마켓에서는 장당 최대 30만원 수준으로 재판매되고 있다. 특히 상당수 판매자가 수십 장씩 입장권을 보유, 판매하고 있어 암표거래의 온상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제는 암표상들로 인해 표를 구매 못한 소비자가 정가보다 10배 많은 금액으로 표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는 점이다. 이는 10년 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했다.

직장인 박강희(35) 씨는 “프로야구 경기 입장권 뿐 아니라 명절 KTX 탑승권, 공연티켓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한 암표판매가 일어나고 있다”며 “특정 암표상이 불법으로 소비자의 정당한 구매권리를 박탈, 부당이득을 취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암표 현장거래는 지금도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 송파경찰서는 지난 4월부터 암표방지 공익 신고센터를 운영, 암표상을 신고한 시민에게 당일 경기입장권을 제공하고 있다.

■경찰 “단속근거 없어” 난색.. 온라인 암표거래 관련 법안 잇따라 발의

반면 경찰 측은 온라인 암표판매 단속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경찰청 생활질서계 관계자는 “법적 근거가 없어 온라인 암표판매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일부 암표상 때문에 거래사이트 이용자 전체가 조사대상에 이를 수 있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사이트 측에서 암표상을 개별적으로 신고한다면 조사가 이뤄질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암표매매 단속은 경범죄 처벌법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 하지만 흥행장, 경기장 등 현장거래만을 대상으로 두고 있어 온라인은 사실상 방치돼 있다.

한 온라인 티켓거래 사이트에 게재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입장권 판매 게시 글. 정가보다 과도하게 높은 금액으로 판매되고 있다.
한 온라인 티켓거래 사이트에 게재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입장권 판매 게시 글. 정가보다 과도하게 높은 금액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에 대한 여론은 갈수록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야구팬 김수민(29)씨는 “온라인에서 암표판매를 단속하지 않아 야구팬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면서 “암표상들이 온라인에까지 손을 뻗치는 마당에 미흡한 법에 얽매여 불법을 방관하는 건 온당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역시 이에 대한 진통을 겪은 뒤 본격적으로 제재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BOTS(Better Online Ticket Sales Act of 2016)법을 통해 인터넷 상에서 불법으로 티켓을 구매·판매하는 행위를 위법으로 규정한 것.

또 이에 대한 집행권한을 연방통상위원회와 주정부에 부여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지만 상임위를 넘은 안건은 전무하다. 대표적으로 지난 2월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이 입장권·관람권 부정판매 금지를 골자로 한 ‘공연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한 상태로 현재 법안소위위원회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김학용 의원실 관계자는 “해당 법안은 법안소위로 회부된 상태”라며 “검토보고에서 지적 받은 사안은 국회일정에 따라 개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용수 전문위원은 당시 검토보고서를 통해 “개인정보 확인이 어렵고 구매자 전체를 규율 대상으로 하고 있어 단속을 위한 인력·시간이 많이 요구될 걸로 예상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관련 업체 “온라인 티켓 재판매 제재는 과도한 조치” 반발

온라인 티켓매매 금지에 대해선 관련 업체들의 반발 역시 존재한다.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이 암표 단속대상을 온라인으로 확대하는 ‘경범죄 처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을 당시 티켓비스는 “차량이나 주택 재판매 가격을 규제하지 않는 걸 비춰볼 때 웃돈을 더 주더라도 티켓을 사고자 하는 수요행위를 불법화하는 건 과도하다”면서 "길거리 판매을 제한하는 강력한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의 입법예고와 관련해서도 티켓베이는 “암표판매에 대한 장소를 온라인으로 과도 확대하려는 건 시정저해를 끼치는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필요에 의해 발생하는 개인 간의 거래는 불법으로 치부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경제시민단체 관계자는 “사정이 생긴 구매자가 일정 수준 웃돈을 받고 타인에 양도하는 건 자본주의에서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부당이득을 목적으로 불법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까지 대량으로 티켓을 구매, 과도한 금액으로 되파는 건 소비자 권리를 빼앗는 행위자 시장경제체제를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온라인 티켓거래 사이트 역시 입법을 반대할 것만 아니라 암표가 명확한 판매 건에 대해선 자정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신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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