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활성화 정책 집중진단](하) 모험자본 시장 키워 성장사다리 구축.. '10조 투자' 효과엔 의문
대기업에 맞춰진 금융지원책 벤처생태계 현실 이해 부족해 과거 '육성책' 반짝효과 그쳐
금융위원회가 최근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 해결안으로 '벤처산업 육성' 카드를 제시했다.
비상장 기업인 벤처기업에 10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비상장-코넥스-코스닥' 성장 사다리를 구축, 투자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금융의 역할과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정부가 금융의 중요성을 내걸며 벤처 육성을 금융위원회에 맡긴 것은 자금 창구가 절실한 벤처기업에는 희소식이지만, 자금활용적 측면에서 벤처 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금융위의 정책이 과연 실효성이 높을지에 대해선 의문을 가지고 있어서다.
■반복되는 벤처육성 실패
16일 금융위원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향후 3년간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혁신모험펀드는 성장단계별로 투자대상을 차별화한다. 또한 20조원 규모의 대출프로그램도 마련해 자금 지원이 절실한 벤처기업 육성 지원에 힘을 쓸 예정이다. 벤처기업 부터 키워내 기업공개(IPO)에 성공하게 되면 코스닥시장 활성화에도 보탬이 될 것이란 생각에서다.
하지만 벤처업계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A벤처기업 대표는 "자금 지원이 절실한건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벤처기업의 현실은 100곳 중 3곳이 살아 남으면 성공인데, 아직 정부는 부실률을 3%라고 하면 굉장히 높은 수치로 보고 100곳 중 97개의 벤처가 생존해서 성공하지 않으면 기관장 교체 카드까지 꺼내 든다"며 "특히 은행, 대기업 등 기존산업 위주로 정책을 펼친 금융당국의 경우 벤처 현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거래소 노조 측도 "이번 코스닥 활성화 정책은 창조 경제라는 이름으로 이전 정권이 내세웠던 정책과 별반 다르지 않다"며 "정부는 모험자본이 순환되지 않는 원인으로 회수시장 비활성화를 꼽았지만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과 상장기업 수는 지난해 기준 세계 신시장 중 세 번째로 많다"고 밝혔다. 노조는 "투자할 기업이 마땅치 않은데 돈만 먼저 모은 탓"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벤처 전담부서 신설돼야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로 업계는 정부가 대기업 중심의 금융지원.감독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에 벤처.중소기업 육성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을 꼽는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 정책으로 '녹색금융', 박근혜 정부는 '기술금융'을 내놨지만 반짝 지원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근혜 정부는 또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스타트업 금융 조달 정책으로 크라우드펀딩, 코리아스타트업마켓(KSM) 등을 시행했지만 아직 시장 성장 속도는 더디고, 이 또한 중소형 증권사와 한국거래소가 주관하는 등 '톱다운' 방식으로 집행된 정책이라는 것이다.
정부 부처 합동으로 혁신 창업 정책을 내놓고 모험자본 시장을 키우고 성장사다리를 완비하겠다고 선포했지만 금융위는 이를테면 '모험자본과'와 같은 전담부서가 따로 없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자문사, 회계업계 등을 총괄하는 자본시장국이 모험자본시장 조성 및 지원책까지 맡게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금융지원을 하되, 벤처 생태계에 대한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등 이해햐려는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그동안 금융회사의 리스크, 건전성 관리를 해왔다"면서 "아직 정상적인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모험자본시장은 투자도 비정형적으로 자유와 창의성이 존중되는데 제1.2금융권 시장과 정반대인 모험과 벤처를 정부가 과연 이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육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벤처기업 대표는 "미국의 경우 중소기업 진흥법(점프스탑아우얼 비지니스 법)이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로 치면 거래소에서 자금 지원만을 우선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문제가 생길 경우 사후적으로 규제에 들어가는 식의 원칙 중심 감독을 하고 있다"며 "벤처 육성을 위해 자금 지원과 함께 산업에 대한 이해가 동반된다면 선진국과같은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박지애 박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