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비정규직 제로 1호 추진] “공사, 용역사 협의 통해 채용 개입 필요”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인천공항공사에 무슨 일이? (下) 전문가 조언
“인천공항서 부정사례 나오면 정책 동력 잃어버릴 수 있어”
공사 ‘채용비리 신고센터’ 개설.. 부정땐 고발.정규직 제외키로

정규직 전환이 예상되는 인천공항공사 용역업체의 인맥채용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사가 용역업체 직원 선발 과정부터 채용 전반에 개입, 부정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비정규직 1호 공약지인 인천공항에서 부정사례가 드러날 경우 정책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공항공사는 용역업체가 공사 정규직 전환자 약 2000명에 대한 선발권을 갖게 되면서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지난 23일부터 '채용비리 신고센터'를 개설, 부정채용을 막기로 했다.

■공항공사, 채용비리 신고센터 개설

26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이달부터 채용비리 신고센터를 두고 용역업체 채용과정에서 부정 채용 등이 나타나면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키로 했다. 공사는 전환 심사에서도 부정 채용 여부를 살펴보고 부정이 드러날 경우 정규직 채용에서 탈락시킬 계획이다. 공사는 용역업체의 인사권에 개입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이같은 방안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공사가 용역업체 선발 전반을 감독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정채용으로 입사한 뒤 사후에 이런 사실을 밝히는 게 어렵다는 것이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실질 사용자는 용역업체가 아닌 공사가 된다"며 "형식적인 법 논리보다는 공사가 정규직화 책임주체로서 (용역업체와)협조를 통해서라도 직원 선발에 적극 개입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정 채용은 사전에 예방할 문제이지, 사후에 검증 과정을 거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공사는 전체 공공기관 정규직 정책의 선두모델인만큼 이 과정에서 자칫 차질이 빚어지면 정규직화 전반에 적신호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노동 전문가들은 인사권에 개입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현실을 전제로 적용 가능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혁 한국노총 노무사는 "공사가 용역업체 인사권에 개입하는 것은 현행법상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그렇다고 이미 부정 채용된 사람을 전환 심사에서 거르는 것 역시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근로계약 과정에서 인맥 채용 등 부정이 발견되는 즉시 '당연 퇴직'된다는 단서 조항을 넣어 향후 발생 가능한 분쟁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정채용시 '당연퇴직' 단서조항 필요"

공공기관이 용역업체 인사권에 개입할 수 있도록 입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봉성옥 노무법인 상생 노무사는 "공공기관에서 대규모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는데 지금처럼 용역업체 인사권에 전혀 개입하지 못하는 입법적 미비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규직 전환이라는 특별한 경우에 한해 채용에 관여할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공공기관 비리가 잇따라 발생하는 상황에서 회계감사와 같이 노무감사를 통해 채용 투명성 등을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노동조합 소속 변호사는 "전환 심사 중 인맥 채용 등을 확인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요구할 경우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따라서 인사권 개입에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공사가 용역업체에 지속적으로 협조를 요청, 인사권에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은 가능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인맥 채용 논란이 커지자 전환 과정에서 '경쟁 채용'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공사 정규직 노조는 최근 "전원 고용승계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강제적으로 선점하는 것과 같다"며 "합당한 절차의 공개경쟁 채용이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소장은 "공항공사를 위해 일한 근로자가 실제 사용자에게 고용된다는 것인데 여기에 일정한 시험이나 절차를 요구하면 전환의 의미가 없고 부당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공사 관계자는 "향후 전환 과정에서 인맥 등 부정 채용을 어떻게 확인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며 "전환 방법 역시 노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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