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배우는 재테크] 기피하는 집도 살펴보라, 감정가는 그대로 믿지말라
(6) '나는 청개구리 경매로 집 400채를 돈없이 샀다'
경매의 목적은 싸게 사서 비사게 파는 것, 혹은 싸게 내집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좋은 물건은 인기가 좋다. 낙찰이 어렵고, 시세차익이 적다는 얘기다.
'나는 청개구리 경매로 집 400채를 돈없이 샀다'(김덕문 지음)에서 지은이는 '청개구리 역발상 경매'를 제안한다. 남들이 기피하는 물건의 숨은 가치를 파악, 낙찰경쟁이 낮은 물건을 싸게 사서 시세차익을 높이는 방법이다.
지은이는 부동산 투자&컨설팅회사 디엠(DM)인베스트의 대표로 지난 10년 동안 진행한 낙찰건수가 무려 1300건이 넘는다. 그는 모두가 선호하는 경매물은 경쟁률이 높고 시세차익을 얻기 어려운 레드오션이라 판단, 남들이 기피하는 경매물에 주목했다. 단독 입찰, 낮은 경쟁률 입찰로 낙찰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최소 낙찰금액으로 큰 시세차익을 얻었다. 현재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개구리 역발상 경매법'을 수립해 많은 이들에게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낙찰받기 쉬운 타이밍이 있다
1년 중 낙찰을 받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타이밍이 몇 차례 있다. 먼저 명절 연휴 사이 평일에 매각기일이 잡힌 경우다. 법원은 공공기관이라 연휴 사이에 평일이 끼여도 재량으로 쉴 수가 없다. 이런 날에는 경매법정이 한산하고, 물건에 대한 경쟁률은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경매 투자자들이 고향집에 가거나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아서다.
여름휴가 성수기에 매각기일이 잡힌 경우도 비슷하다. 보통 8월 첫째주와 둘째주가 여기에 해당한다. 휴가기간에 경매법정에 가고 싶은 사람은 드물다. 이 같은 사람들의 심리를 역이용해 입찰에 참여한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폭설이나 장마로 생기는 교통대란도 기회다. 경매를 진행해야 하는 법원 직원조차 지각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당연히 경매에 입찰하려던 사람들도 법정으로 향하는 발길을 돌리기 쉽다. 또 북한의 핵 실험을 비롯해 남북 간 긴장관계가 발생하면 경매입찰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난다. 전쟁이 발발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낙찰받은 부동산 비싸게 파는 법
어떤 사람들은 '어차피 팔려고 하는데 집에 돈을 쓰는 것이 아깝다'는 이유로 내부 인테리어에 무척 인색하다. 하지만 이는 녹이 슨 제품을 닦지도 않고 포장도 하지 않은 채 팔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한마디로 팔 물건을 스스로 삼류로 떨어트리는 일이다. 아무리 집이 좋아도 매수인 입장에서는 가격을 흥정하려는 것이 당연지사다. 자고로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다.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꾸미는 것은 집의 가치를 올리는 첫번째 과정이다.
집을 사려는 사람은 투자자와 실수요자로 나뉜다. 투자자는 급할 것이 전혀 없다. 자신이 원하는 가격이 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실수요자는 그렇지 못하다. 대부분 전세에 살면서 만기가 될 즈음 집을 사서 이사 가려는 사람이거나 거주하던 집이 팔려 새로 집을 구하는 사람,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 등이어서 집을 구할 시간이 3∼4개월로 한정돼 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실수요자에게 팔아야 조금이라도 더 비싸게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중개업소에서는 인터넷으로 매물정보가 공유되는 만큼 여러 곳에 내놓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중개수수료를 양쪽(매수인.매도인)에서 다 받으려고 공유를 하지 않는 중개업소도 상당수이고, 공유를 한다 해도 같은 행정구역에서만 공유된다. 예를 들어 서울 사당역 사거리는 길 하나를 두고 서초구 방배동, 동작구 사당동, 관악구 남현동으로 나눠져 가까운 거리임에도 서로 공유가 안된다. 행정구역에 상관없이 반경 1㎞ 이내의 20∼30개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는 게 좋다.
무엇보다 처음부터 주 수요층에 맞는 부동산을 사야 한다. 도봉구나 강북구, 강남구와 서초구는 집을 사려는 수요층이 판이하게 다르다. 가령 도봉구에서 대형 아파트를 매입해서 되팔려 한다면 이미 실패한 투자다. 많이 유찰된 물건을 아주 저렴하게 매입했다면 몰라도 웬만큼 싸게 사지 않고서는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내가 사려는 지역의 부동산 공급 상황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주위에 대형 아파트를 많이 지어 가격이 급락한 곳에서는 아무리 경매 고수라도 대평 아파트를 사면 나중에 팔기가 어렵고, 자칫 낙찰받은 가격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
■감정가를 신뢰하면 안되는 이유
부동산의 흐름을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로 판단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감정가격'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매로 매각이 진행되는 물건들은 통상 4~6개월 전 감정평가를 하기 때문에 수시로 매매가격이 변동하는 상황에서는 전혀 맞지 않다. 특히 경매가 지연돼 감정한 지 1년이 넘은 것도 더러 있다. 감정평가사가 감정을 실행할 때 시세보다 높게 감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거 감정평가사가 실수로 낮게 감정해 경매물건이 저가에 매각된 일이 있었다. 이때 손해를 본 채무자와 소유자가 감정평가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감정평사가가 손해를 배상토록 한 판결도 있었다.
감정을 높게 하면 높은 가격에 팔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채무자도, 소유자도 좋아한다. 해당 부동산에 돈을 빌려준 채권자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경매입찰자들도 비싸다고 생각되면 몇 차례 유찰된 후 낙찰받으면 된다고 여기므로 감정평가사 입장에서는 높게 감정하는 것이 문제 발생 소지가 덜하다.
법원경매에서 감정평가금액은 참고만 하는 숫자로 생각해야 한다. 국토해양부 아파트 실거래가(rt.molit.go.kr), 부동산114, 네이버 부동산 등을 통해 최근에 매각된 금액이나 시중에 나와 있는 급매물건으로 시세를 파악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email protected] 윤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