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사건]'생지평' '지평생' '원지평'…연이어 유사 '지평 막걸리' 내놨다가
지평 막걸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탁주다. 지평 양조장은 1925년 경기 양평군 지평면에 설립돼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평 막걸리를 생산하는 지평주조는 1960년대 양조장을 인수해 3대째 영업 중이다. 지평주조는 올 10월까지 1000만병 이상의 '지평 생 쌀막걸리'를 판매했다.
'지평'의 인기 때문일까. 상호에 '지평'이 포함된 A업체가 나타났고 경기 양평군 지평면에 위치한 A사는 지평주조와 유사한 상표를 지속해서 등록했다.
시작은 '생지평'이었다. A사는 지난해 5월 '생지평' 표장을 출원했다. 그러자 지평주조 측은 "우리의 영업으로 오인될 수 있는만큼 '지평'의 상호와 상표를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통고서를 보냈다. 그러나 A사는 상표 출원을 도모했다가 특허청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이 보인다"며 상표 등록을 허가하지 않았다.
다음은 '지평생'이었다. A사는 같은해 11월 해당 표장을 등록했다. 결국 지평주조는 법원에 상표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지평주조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사는 생산, 판매, 배포하는 막걸리 제품에 '지평'이라는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피고가 이를 위반하는 경우 1일당 100만원을 지평주조에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A사는 멈추지 않았다. A사는 올 3월 '원지평' 표장을 등록하고 특허심판원에 "해당 표장은 '지평' 표장의 권리에 속하지 않는다"며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심판을 청구했다. 특허심판원은 해당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A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원지평생막걸리'등을 경기 양평군과 서울 노원지역 식당에 판매했다. 결국 지평주조는 법원에 "'지평'이 적힌 표장을 사용하지 말라"며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1부(윤태식 부장판사)는 지평주조가 A사를 상대로 낸 상표 등 사용금지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사가 사용한 결합어가 새로운 개념을 만들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가 사용한 '생'이나 '원'은 기술적 표장으로서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하다"며 "막걸리 제품에서 쓰는 '생'은 효모와 유산균이 살아있다는 뜻으로 쓰이고 '원'은 원조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반면 '지평'은 광복 전부터 사용된 표장이며 막걸리와 관련돼 일반 수요자에게 강하게 인식된다"면서 "A사가 막걸리를 만들기 전까지는 유일하게 지평주조만이 지평면에서 막걸리를 제조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A사의 '원지평' '생지평'과 같은 상표는 지평주조가 만드는 막걸리의 상표권을 침해할 상당한 우려가 있다"며 제품 및 관련 포장지 등을 모두 폐기하라고 판시했다.
[email protected] 이진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