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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韓 규제강화에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 ‘움찔’

장안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29 08:39

수정 2017.12.29 08:39

올 한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뜨겁게 달구던 비트코인이 28일(현지시간) 이틀 연속 하락했다. 전일 1만5000달러 선이 무너지더니 이날 장중 한때 1만4000달러 밑으로 더 떨어졌다.

가상화폐 거래 중심지로 떠오른 한국이 거래소 폐쇄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여파다. 한국은 가상화폐 매수 열풍 속에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리플 시장 큰 손으로도 입지를 굳히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오후 6시20분 비트코인 가격은 전장보다 8.37% 내린 1만4091.50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11% 이상 급락하며 1만4000달러 밑으로 갔다가 점차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다.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도 3~10% 동반 하락했다.

이에 앞서 한국 정부는 비트코인 버블은 언젠가 터질 수밖에 없다며 비트코인 거래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상화폐 투기를 막기 위해 거래소 폐쇄를 검토하는 한편 거래 실명제도 시행할 방침이다.

이같은 행보에 비트코인거래업체 비트스프레드의 세드릭 장송 최고경영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규제기관으로서 마땅히 해야 일을 했다. 꽤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각국 규제움직임에도 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9월 중국이 가상화폐 규제를 단속하고 나서자 2000달러 이상 급락했다가 이내 무서운 속도로 반등했다. 올해 들어 1400% 가까이 높아진 수준이다.

■월가 전문가 “비트코인, 내년 40% 급락 네 번쯤 겪을 듯”

가상화폐들은 내재가치가 없는 점 때문에 거품논란이 끊이지 않으며 일 년 내내 급등락을 거듭해왔다.

비트코인 비관론자들은 내재가치도 없이 올 들어 1500% 이상 폭등한 비트코인이 결국 튤립 버블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시장 지형을 뒤바꿀 ‘게임체인저’라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보안솔루션업체 맥아피도 최근 트윗글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현 수준보다 낮아지는 일은 결코 없을 듯하다. 지금보다 열 배 이상 뛸 것”이라고 단언했다.

시장조사기관 싱크마켓의 나임 아슬람 수석분석가도 비트코인을 ‘길들여지지 않은 야수’에 비유하며 “장기 투자하면 2년 후 10만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면서 유동성 문제가 해결될 듯하다. 가상화폐가 중추화폐로 거듭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크리스토퍼 하비 웰스파고증권 주식전략 총괄은 “비트코인이 사상 최대 버블붕괴가 될 수도 있다”면서 “가상화폐 시장에 거품이 상당히 끼어 있다. 이 거품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증시까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4년여 가상화폐시장을 추적해온 한 월가 전문가는 내년 비트코인 가격이 40% 넘게 급락하는 시장붕괴를 네 차례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트코인을 이용한 대규모 사업이 실행되지 않는 한 비트코인 가치가 크게 뛰기는 어렵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데이터트랙 리서치 공동 창업자 닉 콜라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 비트코인 가격이 네 차례의 시장 붕괴를 겪으며 최저 6500달러에서 최고 2만2000달러 사이를 오갈 듯하다”며 적정가를 1만4035달러로 제시했다.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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