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재건축 정책에 주민불만 폭증
재건축 연한연장 여부 논란.. 말바꾸기식 정책 혼란 가중
갓 30년 넘긴 가시권 단지.. 불안감에 재건축 신중론도.. 강남권 희소성만 높이는 셈
재건축 연한 연장 여부를 놓고 정부에서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재건축 추진 가시권에 있거나 이미 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 주민들이 정부의 이같은 말바꾸기식 정책 기조에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연한 연장과 관련된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로, 사업 준비 과정에서 혼란만 더 커졌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단지별로 사업 속도를 조절하거나 그대로 사업을 추진하는 등 움직임도 제각각이다.
■"재건축 연한 기준이 뭐냐" 불만↑
11일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연장 이슈와 관련된 국토교통부의 말바꾸기 행보에 재건축 추진 가시권 단지를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일정 추진 속도가 가장 중요한 재건축 사업에서 재건축 가능 시간이 앞당겨지거나 늦춰지면, 결국 전체적인 사업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서다.
현재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적용한다면 올해부터 사업 추진이 가능한 곳은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7.11.12단지(1988년 준공) 등이다.
목동신시가지7단지도 다른 단지처럼 안전진단 신청을 위한 준비 중이지만, 최근 정부가 재건축 연한을 연장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졌다고 한다. 연한을 40년으로 연장할 경우 목동신시가지7단지는 오는 2022년도 이후에나 사업 추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6일 '재건축 연한40년 연장' 발언을 결정된게 없다는 식으로 발언하자, 주민들은 또다시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목동신시가지7단지 한 주민은 "각 단지마다 안전진단 신청 추진을 준비중인 상황에서,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짓는 '연한 이슈' 관련 정책이 왔다갔다 하다보니 언제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야하는지 헷갈릴 수 밖에 없지 않겠냐"면서 "우선은 그냥 (안전진단 신청을)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단지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어차피 목동은 압구정 현대아파트처럼 단지 전체가 한번에 재건축을 추진하기 힘든 구조"라면서 "연한 연장 이슈가 나올때마다 재건축 사업 추진이 가능한지를 묻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연한 연장에 대한)확정된 부분이 없어서 답을 주기도 애매하다"고 했다.
이렇다보니 1988~1991년 준공된 단지 비중이 높은 서울 노원구는 '재건축 사업 신중론'을 펼치는 단지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특히 1991년에 준공된 노원구 중계그린, 중계무지개 아파트 등은 재건축 연한이 40년으로 연장되면 오는 2031년은 돼야 재건축 사업이 가능하다. 이에 더욱 몸을 사리고 있다는게 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노원구 중계동 S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 이야기는 나오고 있지만 다들 연한이나 초과이익환수부담금 때문에 신중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 "연한 상관없이 간다"
반면 강남은 재건축 연한 연장 이슈와 상관없이 단지별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분위기다. 이미 준공한 지 40년이 넘었거나 35년 이상 된 노후 단지가 많다보니, 연한이 늘어도 사업 진행에 별 타격을 입지 않는 단지들이 대부분이어서다.
서울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단지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나 잠원동 한신아파트,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은 1970년대에 준공됐다.
강남구 압구정동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정부에서 재건축 연한을 늘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오자마자 현대아파트는 하루 아침에 2~3억원이 올랐다"면서 "현대 뿐만 아니라 잠원동 한신, 우성이나 서초동 진흥, 신동아 아파트도 다 40년이 넘은 상황이라 재건축 아파트 가격 잡으려고 연한 늘린다는 건 강남에선 안통하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재건축 연한이 연장되면 오히려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은 폭등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현욱 더굿경제연구소 부사장은 "목동, 상계동 등 재건축 예정 단지들이 대거 몰린 지역은 이제 갓 30년이 돼 가는 아파트들이기 때문에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희소성만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윤지영 정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