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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정책 나올때마다… 옆으로 튀는 집값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1 17:24

수정 2018.02.21 17:24

정부, 재건축사업 발묶자 안전진단 통과한 단지들 희소가치로 가격 더 올라.. 재건축시장도 양극화 우려
안전진단 강화 등 재건축 사업이 깐깐해지는 가운데 주택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전진단 통과 후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는 단지들은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사업이 가능하다는 희소성 때문에 또 한번 급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재건축 투자수요가 일반 아파트나 신규 분양시장으로 이동해 지역별 아파트값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사업속도 따라 지역 내 단지별 분위기 '극명'

국토부의 안전진단 강화방안 발표 하루가 지난 21일, 재건축 시장에서는 사업 속도에 따라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재건축 사업 관련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가격이 조금씩 움직여왔다"면서 "설 지나고부터 떨어진 아파트값이 조금씩 오르고 있는데, 이번 대책 발표로 재건축 사업을 막 시작한 단지는 (사업이) 묶이고 진행이 어느 정도 된 단지의 가치는 오르게 돼 가격이 좀 더 탄력을 받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잠실주공5단지는 국토부의 재건축 부담금 시뮬레이션 공개 이후 아파트값이 1억원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현재는 전용면적 82㎡가 19억3000만~19억4000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19억원에 급매물이 나와 있다.

사업 초기 단계지만 이미 안전진단을 통과한 송파구 미성맨션이나 가락삼익맨션도 대책 반사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미성아파트의 경우 매물이 단 한개도 없고 가락삼익맨숀은 9억4000만원선(전용면적 84㎡)에서 일부 매물이 나와 있다. 단지 주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도 없고 이미 너무 많이 올라서 가격이 좀 조정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안전진단을 피한 게 하나의 '스펙'이 된 셈"이라면서 "안전진단을 통과한 이후 단계인 재건축 단지는 (전날 정부 발표를) 호재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돼 깐깐한 심사를 받게 된 송파구 올림픽선수촌 아파트는 아직 뚜렷한 움직임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연한이 오래된 아파트라도 구조 안전성이 낮아야 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을 수 있는데 그런 아파트가 현실적으로 얼마나 있겠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일반 아파트 주택시장 '똘똘한 한 채' 부각

업계 전문가들은 재건축시장뿐만 아니라 일반 주택시장에서도 '똘똘한 한 채'만 부각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서울 성동구 등 일부 강북지역이나 노후 아파트 비중이 높은 강남권 신규 아파트에만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성동구의 경우 지난해 12월 최고 6억원에 거래됐던 행당동 행당한진타운 아파트 전용 59㎡가 현재 6억900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단지 주변 H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에서 재건축 단지를 겨냥한 규제대책만 발표하다 보니 오히려 입지 좋은 아파트를 매매해 전월세로 고정수입을 얻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면서 "강남 거주자나 대구 등 지방 거주자들이 주요 매수자"라고 말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강남권 신규 단지에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이번 대책으로 '돈 되는 아파트' 수요가 높아져 일반 아파트 시장과 신규 분양 시장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특히 강남 신규 단지는 수요가 높다보니 불법거래가 나오는 등 시장이 왜곡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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