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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서울 염창동·상암동 호가, 두 달 만에 1억 올랐다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3 19:30

수정 2018.03.04 02:59

상승장 빌미로 호가 뻥튀기 극심…인근 부동산조차 "…" 
'2월 서울 주택 가격이 0.94% 오르며 2004년 집계를 시작한 후 2월 기준 최대폭으로 뛰었다'는 보도를 보고 서울 집값을 올리는 요인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른바 상승장을 빌미로 한 '호가'가 아닌지 궁금했다.

그래서 3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과 마포구 상암동의 아파트 단지들을 둘러봤다. 모든 매물의 호가가 직전 거래가보다 높았다. 직전 실거래가보다 1억원 이상 더 높게 부른 경우도 있었다. 간혹 직전 거래가와 비슷한 수준이라면 그 매물은 실거주가 불가능한 "세를 끼고 사는 매물"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인근 부동산은 모두 영업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문 앞에는 '언제든 연락을 달라'며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를 붙여둔 부동산 중개업소가 적잖았다. 2월 서울시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가 1만525건으로 1월(9563건)보다 1000여건 더 증가해 2월 기준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말이 실감났다.

3일 서울시 강서구 염창동 강변힐스테이트 아파트 후문. 이 아파트의 전용 84㎡는 지난 1월 7억원에 거래됐다. /사진=김용훈 기자
3일 서울시 강서구 염창동 강변힐스테이트 아파트 후문. 이 아파트의 전용 84㎡는 지난 1월 7억원에 거래됐다. /사진=김용훈 기자
염창동 일신건영휴먼빌 앞 A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3월 첫째 주 토요일은 모든 부동산이 쉬는 날"이라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단지 3층 전용 84㎡ 매물이 5억5000만원에 올라와 있었다. 매수 가능여부를 물었다. 바로 옆 단지인 염창힐스테이트 아파트는 같은 규모 매물이 7억원에 달했다.

5억5000만원 짜리 매물은 역시 실거주용 매물은 아니었다. 그는 "염창동의 경우 소규모 아파트 단지가 약 70개에 달한다. 각 단지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면서도 "그렇긴해도 84㎡는 6억원 이하에 사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 단지의 호가다. 직전 실거래가에 비해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인근 보람더하임1차는 1월 실거래가보다 1억원이 더 비싼 가격이 올라와있기도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전용 84㎡ 10층 매물은 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불과 두 달이 지난 현재 호가는 7억3000만원이다. 물론 이 가격에 거래된 내역은 적어도 국토교통부 자료를 통해선 확인되지 않는다.

'이 가격에 사면 더 오를 것 같냐'는 질문에 인근 복수의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말을 아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도 자유롭지 않은데 호가를 높인다고 가격이 오르겠나. (집주인의) 바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성산대교를 타고 마포구 상암동으로 이동했다. 상암동 집주인의 바람은 염창동보다 더 컸다.

상암월드컵파크 12단지 전용 84㎡ 중층의 호가는 7억8000만원. 비록 2층이긴 하지만 이 단지 같은 규모 아파트는 1월 6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12월엔 5층 매물이 6억63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호가만 1억2000만원 이상 오른 셈이다. 이 가격에 거래가 되긴 하는 걸까 궁금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역시 전화는 받았다. B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현실적으로 12단지 84㎡ 물건을 7억원 이하에 사는 건 어렵다. 거래가 되지 않아도 7억원 이하에는 집을 내놓질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12단지보다 가격이 저렴한 월드컵파크 11단지 84㎡ 역시 직전 실거래가 대비 1억원 비싼 7억원이었다.

다만 상암동 부동산중개업소 역시 "기다려볼 것"을 권했다.
그는 "어떻게 될 진 모르지만, 조금 기다려보는 것도 방법"이라며 "올 하반기엔 서울 집값이 꺾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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