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아파트 분양 공고를 보며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들의 발코니 확장비용이다.
지난달 과천지역 최고 분양가를 경신한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써밋'의 84㎡형 발코니 최고 확장비용은 2398만5500원, 59㎡형은 1551만9900원이었다. 인근 용인에서 분양한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 84㎡A형의 경우 발코니 확장비용이 2953만9000원으로 3000만원에 육박했다. 조만간 분양하는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84형 발코니 확장비용도 최고 2740만원이나 된다.
이들 아파트의 발코니 확장비용이면 웬만한 집들이 발코니를 트고 새 아파트 처럼 리모델링을 할 수 있는 금액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이게 실화냐"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또한가지는 발코니 분양아파트들 간에도 확장비용의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이달 서울에서 분양한e편한세상 보라매2차의 발코니 확장비용은 앞서 세 곳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170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분양한 e편한세상 송파 파크센트럴 84㎡형의 발코니 확장비용도 최고가 1316만원이었다. 분양아파트들의 설계가 다르고 그에 따라 비용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같은 차이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을 받기 위해 분양가를 낮춘 건설사들이 차액을 발코니 확장비용으로 메꾸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한다. 실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고분양가 아파트에 대한 분양보증을 시작하기 전인 지난 2016년 3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녹번의 84㎡형 최고 발코니 확장비용은 1090만원, 같은해 6월에 분양한 목동 롯데캐슬 마에스트로는 990만원이다. 같은 해 7월 분양한 흑석뉴타운 아크로 리버하임의 84㎡형 발코니 확장비용도 1375만원이 가장 높았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할말이 많을지도 모른다. 다만 발코니 확장비용이 말 그대로의 확장비용인지는 의문이 가는 게 사실이다. 의혹처럼 분양가를 높이지 못하니 발코니 확장비용을 높인 것은 아니길 바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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