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협회 이용성 회장 "올 벤처펀드 규모 3조~4조로 늘 것"

VC, 풍부한 재원 바탕으로 투자처 적극적 발굴 예측..바이오 등 산업 장밋빛 전망

이용성 벤처캐피탈협회장은 "올해는 '위드 바이오' 시대"라면서 스마트카와 관련 기술 업체들을 눈여겨 볼 것을 조언했다. 사진=서동일 기자

"올해는 '포스트 바이오'가 아닌 '위드 바이오'입니다. 제약.바이오 업체의 강세 속에 자율주행차 등 스마트카와 첨단 기술로 무장한 부품 업체를 '투자하기 좋은 기업군'으로 꼽습니다."

이용성 벤처캐피탈협회장(사진)은 19일 지난해 벤처캐피털(VC)들을 비롯해 여러 투자자에게 함박웃음을 안겨 준 바이오.제약을 이을 다음 주자에 대한 질문에 자신있게 답했다.

이 회장은 스마트카가 올해 안에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련 산업과 기업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스마트카 발달 단계를 사람 손을 이용하는 정도에 따라 단계로 나눴을 때 구글이 위성을 통해 파악하는 3~4단계라면 중계기를 이용하는 우리나라 업체들은 2~3단계"라면서 "고속도로 시험주행을 마친 자율주행차의 경우 2020년쯤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스마트카가 본격 상용화되면 반도체 등 '무인'산업에 들어가는 부품 기업들도 몸집을 키울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최근 중국 VC들을 만났는데 한국에 투자하고 싶은 분야가 엔터테인먼트와 반도체"라며 "두 산업은 우리나라 기업 중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최근 3년간 VC들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평균 23%가량 투자했다. 올해 ICT 업종의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평균치를 웃돌 것으로 VC협회는 예측했다.

국내 VC 시장은 지난 2015년 신규 투자 2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에 '건전한 성장 자금'이 공급되면서 스타트업 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자금난에 처한 중소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선순환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는 "처음에 VC를 어려워하고 낯설어 하던 벤처 업계에서도 최근 VC들의 위상과 이미지가 달라지는 것을 실감한다"며 "창업 생태계는 점점 기업과 투자자들의 협업으로 생기가 넘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VC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아진 점도 한 몫한다. VC가 과거 벤처 기업에 단순히 자금을 공급해주는 금융 보조기관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하나의 독립된 금융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기업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벤처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부각되면서 벤처투자 환경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도 VC역할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

이 회장은 "정부의 혁신모험펀드 조성 계획 등에 힘입어 올해 벤처펀드의 규모는 3조∼4조원대로 늘어날 것"이라며 "풍부한 재원을 바탕으로 VC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처를 발굴할 것"고 말했다.

원익투자파트너스의 대표이기도 한 그의 투자철학은 '장기투자'다. 장기투자는 사모펀드와 비교해 VC의 강점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에서는 길게 보고 투자를 하는 시스템이 아직 자리잡지 못했다"며 "바이로메드, 크리스탈지노믹스 등 상장된 바이오벤처 기업들도 상장된 후 10년 이상 지나야 제품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물론 최근에는 신라젠 등 바이오기업의 경우 거품론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소 5~10년 길게 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VC들은 대졸 신입 공채를 채용하기보다는 경력직을 주로 뽑는다. 원익도 90%이상이 경력직이다. 회계사, 애널리스트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 회장은 "투자 업무는 심사역들의 개인 역량이 중요하다"고 운을 뗀 뒤 "VC는 창업부터 회수까지 기업과 한 몸이 돼야하는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바이오 기업의 경우 의사, 박사들이 가진 연구 기술 등이 중요한데 이 기술을 창업과 연결해 회사를 만들고 시드 투자를 하는 등의 초기 작업이 VC들의 가장 큰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도 VC업계 전망은 밝다.
투자 자금은 많아지고 회수 채널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업공개(IPO) 등 회수 채널이 미진한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VC업계는 최근 상장 요건 완화 등 코스닥 시장 개편 등 호재로 투자 자금 회수가 수월해 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 회장은 "상장을 통해 우량 벤처기업들은 자본시장에서 성장 자금을 조달하고, VC들은 투자금을 회수해 또 다른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등 벤처 자금의 선순환이 구축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