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쏟아지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시장에 오히려 부담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쏟아지고 있다. 법안 대부분이 건전한 자본시장을 조성해 투자자는 물론 기업, 기관 등 경제 주체들이 안심하고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더기로 발의되는 법안이 시장에 대한 이해없이 쏟아져 나와 오히려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내용도 대부분 비슷해 보여주기식 법안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올들어서만 8건, 문 정부 출범 이후 21건
10일 금융투자업계 및 국회 정무위에 따르면 올 들어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총 8건이 발의됐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5월부터 지금까지는 총 21건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대부분 '건전한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한 내용이다.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 등과 궤를 같이하며, 건전한 증권시장 조성을 위한 법안들이 나오고 있다. 내용이 비슷하다 보니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명 '내부자거래'를 막는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시세조종행위 및 부정거래행위 등과 같은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형사처벌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불공정거래행위는 증권시장에서 가격결정 기능을 해치고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히는 금융범죄다.

여기에 최근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과징금 제도를 신설하겠다"며 "불공정거래 과징금을 새로 만들어 형벌 등과 함께 조치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견을 보이며 이 같은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밖에도 이달 들어 이찬열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은 자본시장의 건전한 거래 질서유지를 위해 차명거래이용자 처벌을 강화하는 자본시장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하기도 했다.

■'보여주기식' 소나기 법안, 시장에 부담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무더기 자본시장법안 발의가 '보여주기식'에 그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시장에 대한 깊은 성찰없이 섣부르게 시장에 개입하다보면 오히려 자율성을 해쳐 시장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상장사 임원의 전과 공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은 상장사 임원이 경제·금융 관련 법률을 위반한 경우와 형법상 사기, 부당이득, 횡령·배임 등의 죄를 범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 한해 형 집행 종료 이후 10년 동안 상장사 사업보고서에 해당 사실을 기재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상장사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한국상장사협의회는 최근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과 관련해 과도한 규제라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의 건전성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방지하는 등에 대해서는 법적 장치를 활용해야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기업활동에 제한을 두면 사실 정부가 원하는 증시 활성화는 어려울 수 있지 않겠냐"며 "건전한 투자를 위해 투자자는 물론 업계 등의 다양한 의견을 담은 법안들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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