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근로계약서 변경 요구했다가 해고·폭행"… 마트 직원 부당해고 논란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측 "폭행한 적 없어"

지난 2월 회사 본부장은 류모씨가 회사에 유니폼을 반납하자 그가 사직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지난 2월 회사 본부장은 류모씨가 회사에 유니폼을 반납하자 그가 사직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마트 종업원이 근로계약서 없이 일하던 회사에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다가 문자 해고 및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는 노동청에 고소하고 노동위원회에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근로계약서 미작성 사실을 모든 직원에게 알렸고 폭행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11일 한 대형 할인마트 직원 류모씨(50)에 따르면 지난 1월 입사한 회사와 근로계약 없이 일하다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업무배제와 함께 회사 임원에게 폭행과 폭언 등을 들었다는 것이다. 해당 마트는 서울, 경기 등 전국에 12개 지점을 두고 있으며 류씨는 올해 경기지역에 새로 연 매장에서 일했다.

■"계약서 조건 변경요구에 당일 출퇴근 지문 삭제"

류씨는 입사 후 3주 가량이 지나 근로계약을 요구하자 갈등이 시작됐다고 했다. 근로계약서 없이 일한 류씨는 "정확한 근로조건을 알기 위해 1월 말 인사팀을 찾아가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했으나 '지금 계약서를 만드는 중이어서 당장 계약은 어렵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입사 49일이 지난 2월 말 근로계약서 서명을 요구 받았으나 입사시 합의된 부분과 크게 달랐다는 게 류씨 주장이다. 경력 사원으로 입사한 그가 계약서에는 수습 직원으로 돼 있고 임금, 근로시간 등도 다른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류씨는 "회사가 직원들을 1명씩 불러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면접시 이야기됐던 금액과 20만원 정도 줄었고 휴게 시간을 일방적으로 2시간으로 표시돼 있었다"며 "조건을 바꿔달라고 총괄 이사에게 요청했으나 곧 보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류씨는 업무에서 배제되고 며칠 뒤에는 출퇴근지문인식 장치에서 그의 지문이 사라졌다. 그는 회사에서 퇴사를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류씨가 회사 식당에서 식사를 하자 이사와 본부장이 "퇴사자가 왜 밥을 먹느냐. 다른 직원들도 퇴사자와는 밥을 먹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본부장은 계속 일하고 싶다는 류씨 말에 "문자 보지 못했느냐"며 "(문자로) 퇴사해 나올필요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류씨는 설명했다. 해당 문자는 '사직서 작성도 거부하시어 퇴사시 반납하는 유니폼 반납증으로 사직서를 갈음하겠습니다'고 돼 있다. 류씨는 유니폼이 찢어져 1차례 반납했을 뿐 사직 의사를 밝힌 적이 없는데 곧장 퇴사처리됐다고 털어놨다. 류씨는 "지문이 지워져 매일 출퇴근 인식기 옆에서 휴대폰으로 출근 인증 사진을 찍었는데 그것도 못하게 막았다"며 "업무를 맡기지 않아 주차업무를 보거나 채소를 다듬는 일 등을 찾아서 했다"고 말했다.

■사측 "해고 안했다"… 전문가 "부당해고"

지난 2월 류모씨가 회사에 근로계약을 요구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출퇴근 지문인식 장치에서 그의 지문이 없어졌다며 마트 총괄이사와 대화를 나눈 문자 내용. 마트 이사는 '당신은 지문이 없어서 찍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류모씨가 회사에 근로계약을 요구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출퇴근 지문인식 장치에서 그의 지문이 없어졌다며 마트 총괄이사와 대화를 나눈 문자 내용. 마트 이사는 '당신은 지문이 없어서 찍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씨는 특히 "이사가 지난달 1일 임금, 출퇴근 시간 등이 빈칸으로 돼 있는 수기 근로계약서를 내밀면서 일단 사인을 하라고 제안해 이를 거부하자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무실에서 주차장으로 끌고 가더니 멱살을 잡고 흔들고 안경을 벗긴채 주먹으로 뺨을 밀고, 복부를 1차례 가격했다"며 "이후 면담에서도 '법보다 중요한걸 내가 보여줄게. 명줄 따버릴 거야' 등 폭언을 했다"고 류씨는 전했다.

류씨는 회사 총괄이사를 폭행죄 등 3개 혐의로 노동청에 고소하고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 신청을 했다. 이에 대해 해당 이사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지만 사전에 이를 직원들에게 알렸다"며 "근로조건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데 그 직원이 근로계약 맺기를 거부한 것이지 해고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감정이 상해 주변 차량의 문을 손으로 치고 잘못된 언행을 한 사실은 있어도 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상혁 한국노총 법률팀 노무사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일을 시키는 것은 위법"이라며 "회사에서 근로계약서를 맺지 않고 있다가 향후 작성할 때 근로조건이 낮아져 직원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임금 부분 등을 빈칸으로 작성한 계약서는 적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승현 노무법인 삶 노무사 역시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업무에서 배제하고 출근을 시키지 않는 것은 부당해고일 수 있다"며 "해고도 원칙적으로 서면이어야 하고 문자 해고는 절차적으로도 위법"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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