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금통위의 변신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전공한 학자들에게 한국은행 금통위원 자리는 선망의 대상이다. 연봉 3억원에 4년 임기가 보장되고 연임이 가능하다. 사무실, 비서, 기사, 차량 등 정부 차관급에 준하는 의전도 제공된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고, 잘해야 1년 넘기기 어려운 장관 자리에 비할 바가 아니다.
금통위원이 하는 일은 더욱 매력적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구성원으로서 통화신용정책을 결정한다. 즉 기준금리 변경으로 시중 통화량과 시장금리를 조절해 경제를 이끈다. 적정 수준의 금리를 적기에 결정하는 것은 국가경제의 성패를 좌우한다. 한은 집행부로부터 경제 흐름 전반에 대한 따끈따끈한 정보를 수시로 보고받는다. 한은이 보유한 한국 경제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연구에 활용할 수도 있다.
금통위원이 되려면 엄격한 자격요건을 갖춰야 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첫째 요건으로 전문성을 꼽았다. "금리정책은 경제 전체를 보고 하는 거시정책이므로 1차적으로 거시경제 전문가여야 한다"고 못 박았다. 금통위원 교체가 임박한 지난달에 나온 발언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다양성도 갖춰야 한다. 금통위는 경제의 원로원에 해당하는 만큼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금융현업 경험도 중시되는 경향이다. 시장과의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이 같은 자격요건은 무시되기 일쑤였다. 역대 금통위원들은 관료 출신이나 관변 학자가 대부분이었다. 한은법은 전체 7명 중 2명을 민간(대한상의와 은행연합회)에서 추천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선 과정에 청와대나 기획재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 권력을 등에 업고 등용된 금통위원들은 정부 눈치보기에 바빴다. 한은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강조된 것은 이런 연유 때문이었다.
은행연합회가 2일 임지원 JP모간 서울지점 수석본부장을 금통위원 후보로 추천했다. 외국계 투자은행 출신은 처음으로 이례적이다. 여성으로는 씨티은행 출신인 이성남 전 위원(2004~2008년)에 이어 두 번째다. 국내외 금융시장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관료나 관변 학자 위주였던 금통위에 새바람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한다.
[email protected] 염주영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