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에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입법부 "안된다" 헌재는 "된다"
다른 판단에 직역 갈등.. 작년 세무사법 개정안 올부터 자격 취득 막았지만 지난달 헌재는 제한 안된다며 2020년부터 업무 가능 결정
변호사 자격 취득 시기 따라 세무사 업무 가능 여부 달라져
변호사와 세무사의 날카로운 직역갈등 속에 입법부와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달라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국회는 세무사법을 개정하면서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 부여하는 조항을 삭제했으나 헌법재판소는 변호사가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처럼 각각 다른 판단 탓에 2004년부터 2017년까지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변호사는 실질적인 세무사 업무를 할 수 있고, 2018년 이후 변호사 자격 취득자는 세무사 자격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헌재 "변호사도 세무사 업무 가능"…국회 개정안과 상충
8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세무사 자격자만 세무대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한 세무사법 6조에 대해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세법 및 관련 법령의 해석.적용에서는 세무사보다 변호사에게 오히려 전문성과 능력이 인정된다"며 "심판대상 조항은 세무사 자격을 보유한 변호사에게 세무대리를 할 수 없도록 전면적으로 금지해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변호사가 누려야 할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취지도 덧붙였다.
이 때문에 법 조항이 잠정적으로 인정되는 2019년 12월 31일 이후에는 변호사도 세무대리 업무를 맡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해당 헌법불합치 결정은 앞서 국회 결정과는 정반대 양상이 됐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는 세무사 자격과 관련한 세무사법 제3조 규정 중 변호사(제3호) 항목이 삭제된 세무사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전까지 변호사는 기존 세무사법 제3조 제3호에 따라 세무사 자격을 자동 부여받았으나 개정안 통과로 2018년 1월 1일부터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는 세무사 자격을 얻지 못하게 됐다.
■변협 "개정안 헌법소원" vs. 세무사회 "전문성 결여"
결국 국회와 헌재의 다른 결정으로 변호사 자격 취득 시기에 따라 세무사 업무 가능 여부가 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모든 변호사가 세무 업무를 할 수 있었으나 지난달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한 2003년 12월 개정된 세무사법에 따라 2004년부터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는 세무사 자격은 있지만 세무사로 등록하지 못해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하는 데 제한을 받았다. 2004년 이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들은 '세무사의 직무' 가운데 변호사로서 하는 법률사무(세무 관련 소송대리, 세무상담 등)는 할 수 있지만 세무사 등록 시 가능한 사실사무(기장업무, 세무신고 대리, 세무조정 등)는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헌재 결정으로 2003년 12월 3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 사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는 세무사의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고, 2018년 1월 1일부터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는 세무사 활동을 못하게 된 셈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은 "헌재 결정은 국민에게 양질의 세무법률 서비스를 받을 선택권을 부여한 당연한 결과"라며 "현재 변호사마다 다른 자격과 관련해 지난해 통과한 개정안에 대한 헌법소원 등을 통해 문제 제기를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한국세무사회 관계자는 "세무조정 업무는 세무사의 전문적 영역인 세무회계(회계학)가 본질인데 이를 법률 해석의 영역으로만 판단한 헌재 결정이 안타깝다"며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에서 조세법 선택비율이 3%도 넘지 않아 전문성 결여로 인한 납세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이진혁 기자




